터키까지 날아간 개성공단 '시스브로' 알림이

이희건 나인JIT 대표, 유엔 주최행사 참석
"수화물 한도 넘도록 홍보물 챙겨…해외투자 꼭 유치"

이희건 나인JIT 대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해외에 개성공단 공동브랜드 '시스브로(SISBRO)'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오겠습니다. 외국 기업들에게 '개성공단은 이제 안전하다'는 사실도 알려 주고 싶습니다."

오는 29~30일 터키에서 열리는 '제 1회 평화를 위한 기업활동(Business For Peace, 이하 B4P)' 연례회의에 참가하는 이희건 나인JIT 대표는 2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개성공단의 글로벌화를 이끌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6일 터키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양 손에는 해외 기업들에게 나눠줄 전단지와 홍보책자를 개인 수화물 한도를 초과할 정도로 잔뜩 들었다. 함께 시스브로 브랜드를 론칭한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 이재철 제이씨콤 회장,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위원장이 동행했다.

B4P 연례회의는 유엔 산하의 기업ㆍ시민기구인 글로벌콤팩트(UNGC)가 주최하는 행사로 지난해 열린 UNGC 리더스서밋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에 의해 채택된 이니셔티브 중 하나다. 기업이 분쟁 또는 고위험 지역의 대립상황에서 UNGC의 10대 원칙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홍 위원장과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함께 터키로 가게 된 것은 개성공단이 1회 연례회의에서 논의되기에 적합한 주제라고 UNGC측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UNGC한국협회(사무총장 임홍재)가 지난 8월 초 직접 시스브로 참여기업들에게 메일을 보내 참가를 요청했고, 이 대표를 비롯한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시스브로 브랜드를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 연례회의 참석에 동의한 것이다.

이틀 동안 치러지는 행사 내내 시스브로 브랜드를 붙인 의류 제품이 포럼 행사장에서 전시된다. 시스브로는 나인JIT와 삼덕통상 등 개성공단 기업 7개사가 모여 만든 공동브랜드로, '형제자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연례회의에서 전세계 내로라하는 기업 관계자들에게 개성공단 기업 제품을 보여줄 기회를 갖게 됐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개성공단의 안전성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는데, 이들에게 개성공단의 실상을 자세히 알려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가동 후 1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국제화 수준은 폐쇄 전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3통 문제, 5ㆍ24조치 등이 개성공단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성공단의 값싼 노동력에 눈을 빛내면서도 정치적 불안 때문에 쉬이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연례회의를 통해 개성공단 국제화와 해외 투자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다. 그는 "포럼장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투자 유치도 기대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직접 나서 개성공단 국제화를 진전시키겠다"고 말했다. UNGC는 지난 2006년 발족된 이후 전 세계 145개국에 1만여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8000개는 기업 회원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