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웅 이사회 의장 "억울하게 징계 처분 받은 직원에 가슴 아파"…당국 제재에 반발
오 이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이사회를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행과 KB금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사직 연임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직후 발표된 퇴임의 변에서 "은행경영이 안정되고 새 은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사퇴를 미루어 달라는 주변의 만류도 많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지지자(知止者·멈춰야 할 때를 아는 자)의 지혜를 감히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사들과 나눈 대화를 묻는 질문에는 "국민은행이 겪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정말 제대로 거듭나 좋은 은행, 다시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데 저도 이사직을 떠난 후에도 계속 노력하겠다. (안에서도)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밝혔다.
오 이사는 KB금융의 차기 회장으로도 물망에 오르는 인물이다. 회장직에 도전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오 이사는 "아직 소문에 나도는 정도고 제가 무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직에 도전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함구해 여운을 남겼다.
김 의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억울하게 징계 처분을 받은 우리 직원들을 돕지 못했다는 점에서 가슴이 아프다. 도의적 책임을 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올 4월부터 주 전산기 교체 문제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갈등을 빚어온 사외이사진이 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 및 징계조치를 여전히 수긍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 9월4일 금감원은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중대한 위법·부당행위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KB금융지주의 요구에 따라 은행이 컨설팅 보고서와 성능검증(BMT) 결과를 허위·왜곡 보고했고 결과적으로 이사회가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건호 당시 국민은행장이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받은 지 30분 만에 자진사퇴했고, IT본부, 전략기획본부, 감사본부 등 총 17명의 은행 임직원이 제재를 받았다. 이 전 행장은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 금감원의 검사 결과와 제재심의 '경징계' 의견을 토대로 KB금융지주 최고정보책임자(CIO)인 김재열 전무와 문윤호 KB금융지주 IT기획부장, 국민은행 IT본부장인 조근철 상무를 서울중앙지검에 업무방해죄로 고발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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