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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스토리인물史]충절을 지킨 맹장 관우

최종수정 2014.09.22 11:22 기사입력 2014.09.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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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관우(關羽ㆍ?~219)는 허베이성 탁현에서 유비, 장비와 도원결의(桃園結義)를 맺어 의형제가 됐고, 평생 그 의를 저버리지 않았다. 후한 왕조를 재건하려 몸부림치다가 비장한 죽음을 맞이한 삼국시대의 맹장이다.

삼국시대에는 수많은 영웅호걸이 배출됐다. 그러나 후세에 신(神)이 돼 두고두고 중국인의 가슴을 흔들어 놓은 인물은 그가 거의 유일하다. 그를 제사하는 관제묘(關帝廟)가 중국 각지에 널리 분포돼 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관우의 매력은 그의 위풍과 변함없는 의리일 것이다.

그는 산시성 하동군 출신으로 젊은 시절 소금 밀매에 관여했다가 폭리를 취하는 상인을 죽이고 도피하는 도중 유비를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장비의 집 뒤뜰에서 이루어진 도원결의는 삼국시대 역사의 물꼬를 바꿔놓았다. "우리들 세 사람은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나지는 못했으나 한결같이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죽기를 희망한다"는 결의는 가장 감동스러운 장면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원나라 시대의 사서는 그의 모습을 "산신령 같은 눈썹에 봉황 같은 길쭉한 눈, 용처럼 휘감긴 구레나룻에 자줏빛 구슬과도 같은 적동색 얼굴에 신장은 9척 2촌이나 됐다"고 묘사하고 있다.

황건의 난이 발생하자 유비는 군대를 일으켜 반란 평정에 나섰고 그 공로로 작은 지방의 수령이 됐다. 동탁이 정권을 잡아 전횡을 하자 반동탁 동맹군이 결성됐는데 동탁의 부하장수인 하웅의 목을 쳐 일약 용맹을 떨쳤다. 200년 유비는 조조에게 크게 패한다. 그는 부득이 유비의 처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조조에게 귀순한다. 항복을 권유 받자 "자신은 한나라 천자에게 항복하는 것이지 조조에게 항복할 수는 없고 두 형수의 목숨을 보호하며 유비의 거처를 파악하는 대로 즉시 떠나겠다"는 조건을 확약받고 귀순을 결정한다. 그는 관도 전투에서 원소의 맹장 안량과 문추를 베어 조조의 은혜에 보답하고 유비에게로 돌아간다.

208년 적벽대전 수군을 인솔해 큰 공을 세운다. 이후 유비가 형주를 점령하자 군사 요충지인 강릉에 주둔하며 형주의 방어를 책임지게 된다. 관우는 212~219년 7년간 형주를 지켰는데 그의 용맹은 조조와 손권조차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삼국지연의 제75회 「관운장, 뼈를 깎아 독을 치료하다」에서는 화살에 맞아 독이 스며든 왼쪽 팔을 수술받는 장면이 나온다. "피가 흘러넘치게 됐는데도 불에 구운 고기와 술을 마시면서 평소와 같이 담소했다"며 그의 위풍당당함을 잘 묘사하고 있다. 조조는 그의 북상을 두려워해 측근 조인을 번성에 주둔시켜 방어케 했다. 손권은 조조의 권유를 받아들여 배후를 공격했다. 안팎으로 협공당한 관우 군은 위기에 빠졌다. 손권은 강릉을 점령해 관우 군 장병의 가족을 포로로 삼았다. 이에 군대는 앞다퉈 탈주했고 그도 도피 중 아들 관평과 함께 손권에게 붙잡혀 후베이성 원안현에서 참수됐다. 219년 향년 58세였다.
그는 자존심이 너무 강해 "손권과 연합해 조조에 대항한다"는 촉나라의 기본방침을 무시하고 양측과 싸움을 벌여서 고립을 자초했다. "병졸에게는 관대했지만 사대부에게는 교만했다"는 말처럼 지나친 자부심이 현실을 직시하는 눈을 어둡게 만들었다.

관우 신앙이 퍼져 있는 지역을 의미하는 관제문화권이 중국대륙, 홍콩, 마카오,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까지 펼쳐져 있다. "이슬람을 제외하면 아시아 제일의 신"이라는 주장이 결코 허황치 않다. 관우 신앙은 수ㆍ당 시절에 더욱 확산됐다. 비극적으로 죽은 의인 관우는 신으로서 일반인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종교색이 약해 타 종교로부터 크게 배척되지 않았다. 송나라 때는 관우 신앙을 국교로 인정해 휘종은 충혜공이라는 시호를 하사했다. 관우 신앙이 가장 번성한 때는 만주족의 청나라 시대였다. 베이징에만 116곳의 관제묘가 있었고 서태후는 그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경의를 표하기 위해 기립했다고 한다. 그는 충의와 신념의 상징으로 불세출의 맹장에서 복과 부를 가져다주는 불멸의 신으로 승격됐다.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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