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최근 만난 일본계 기업인은 한국ㆍ일본 관계 악화에 따른 경영 활동 어려움에 대해 "한국 투자를 계속 늘리고 싶은데 한국ㆍ일본 관계 악화로 선뜻 추가 투자 결정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양국 외교 관계 악화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기업들이 차별을 받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업인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일 관계 악화는 양국 기업에게도 이미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더 이상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곪을 대로 곪은 양국 외교관계가 경제 분야도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과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자, 철강, 자동차 등 분야에서는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간 법정 소송전 등이 잇달아 전개되고 있다.


포스코는 신일본주금(신일본제철)과 2년째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 끈끈했던 관계에 금이 간지 오래다. 신일철주금은 2012년 4월 포스코가 자사의 영업기밀인 방향성 전기강판 제조기술을 당시 퇴직 사원을 통해 빼돌렸다며 986억엔(약 1조3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일본 도쿄지법에 제기했다. 이어 미국 뉴저지연방법원에도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태양전지 생산업체 교세라는 태양전지의 발전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관련한 특허권을 침해당했다며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 일본법인 한화큐셀재팬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지난 7월 도쿄지법에 냈다.


도시바는 지난 3월 도쿄지방법원에 SK하이닉스를 낸드플래시 관련 기술 유출 혐의로 제소했다. 소송가액만 1조원이 넘는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업계 안팎에서는 일본 정부의 입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시바가 일본 정부의 영향권 아래 있는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은행, 일본 트러시티 서비스 신탁은행 등 금융권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이라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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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한일 기업간 잇달은 소송전은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동반 대처,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을 위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한일 철강업계 관계가 엔저 영향으로 이해관계가 상충되면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관련, 최근에는 양국 철강업계간 무역수지를 놓고 신경전도 벌어졌다. 히구치 신야 일본철강산업간담회 회장은 최근 일본 내 한국산 철강재 수입 증가에 대해 " 지난 1월 탄소강 강재 수입에서 한국이 34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대일 철강재 수출은 208만t, 수입은 361만t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153만t 더 많다"며 "대일 무역수지 적자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철강업계의 노골적인 견제로 양국 기업 관계가 더욱 소원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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