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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의 '일반고 전성시대' 정책, "새로운 게 없다"

최종수정 2014.09.04 11:19 기사입력 2014.09.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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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예산 확보 계획 아직 없어…성적에 따른 신입생 강제 배정은 학생 선택권 침해…필수 이수단위 축소를 악용하는 학교 생길 수 있어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중점 공약이었던 '일반고 전성시대' 정책의 기본계획안이 3일 발표됐으나 눈에 띄게 새로운 것이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양한 수요를 가진 학생들이 혼재돼 있는 일반고에 '맞춤형' 정책을 편다는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학교운영비 증액, 신입생 배정 방식 개선 등 개별 과제에는 구체성이 드러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계획안에서 그나마 가장 주목되고 있는 부분은 현재 학교당 평균 5000만원 수준인 학교운영비를 최대 1억원까지 늘리기로 한 점이다. 교육부가 5000만원을 지원하고 여기에 시교육청이 5000만원을 더하게 되는데, 서울시 내 일반계 고등학교 184개에 각 5000만원씩을 지급하면 시교육청은 총 92억원가량을 부담하게 된다. 예산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감당하기 쉽지 않은 금액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의미 없이 이뤄지는 일회성 사업 등을 정리해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세부적인 지침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윤오영 교육과정정책과장은 "현재 들어가는 정책사업 중 30%가량을 줄이면 90억원 정도는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 안에 어떤 사업들이 포함될지는 9월 하순에 위원회를 만들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논평을 내고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교육예산 부족을 이유로 학교운영비 총 326억원(교당 평균 500만원)을 삭감하고 교원연수비 지급 등을 축소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예산확보 방안이 전제돼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선발권을 없애 일반고와 동등하게 경쟁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한창 민감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신입생 배정 방식'에 관한 문제도, 학교 간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학교에서 상위권에 있던 학생들을 각 고교에 골고루 배정하도록 하겠다는 큰 틀만을 내놓고 있다. 이는 곽노현 전 교육감 시절에도 추진되다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결국 무산된 바 있다.
현행 서울의 고교선택제는 1단계에서 서울 전역 고교 중 2곳에 지원하고, 2단계에선 거주지 학군 내에서 2곳을 고르도록 돼 있다. 1·2단계 추첨에서 모두 떨어진 학생들은 근거리 학군끼리 묶은 19개 권역 소속 학교에 임의로 배정된다. 이번에 바뀐 계획안대로라면 중학교 성적에 따라 학생들이 본인 선택과 무관하게 일정 지역 내 일반고에 흩어지게 되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살 여지가 있고, 각 학교는 학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학습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실제로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들은 계속적으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장학금 확대,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위해 애쓰는 면이 있는데, 단순히 성적을 가지고 학생들을 기계적으로 배분하게 되면 일선 학교들에 그러한 노력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교육청은 일반고의 필수 이수단위를 현행 116단위에서 86단위로 줄여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과정을 넓히기로 했다. 올해 자사고의 필수 이수단위가 77단위인 점에 비춰보면 자율성 측면에서는 자사고와 일반고 간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시교육청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입시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교육현실하에서는 직업·적성 교육 등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부여하는 자율권이 오히려 '입시교육 확대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성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대변인은 "일부 학교에서 이를 악용해 자사고처럼 교육과정 파행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은 국영수 과목이 50%를 넘으면 안 된다는 보조지침을 내세우고는 있으나, 입시제도에 통제될 수밖에 없는 고교 현장에서 다양한 교육과정을 펼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위기다. 유 대변인은 "결국엔 지금과 교육과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교사들의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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