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아빠와 9일 동조단식 끝낸 뒤, "간기 없는 밍밍한 미음이 달았다"
문 의원은 지난달 19일 37일째 단식 중이던 김씨의 단식을 만류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문 의원은 김씨에게 "내가 단식할테니, 이제 그만 두시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김씨가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문 의원은 그의 곁에 주저앉았다.
문 의원은 지난 대선 제1야당 후보를 지냈고 차기 대선 후보로 여전히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런 무게감 있는 인물의 단식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이후 다소 사그라들던 김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많은 정치인과 국민들의 동조단식의 기폭제가 된 것도 사실이다.
정치권 역시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문 의원의 행보에 주목한 새누리당은 그가 국회로 돌아와 여야 간의 원만한 합의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5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친 새누리당 지도부와 유가족과의 만남 성사 이면에는 그의 단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그가 얻은 정치적 성과는 거의 없었다. 국회 내부에서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은 채 광장으로 나간 것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 파기 논란 등으로 입지가 좁아질 대로 좁아진 당 지도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목소리에 대해 문 의원은 "그런 소리를 들을 때 정치하기 싫어진다"고 말했다.
28번의 끼니를 거른 문 의원은 지난달 28일 김씨의 단식 중단을 계기로 종료됐다. 문 의원은 단식을 끝내며 "특별법 제정은 여전히 안 되고 있다. 저도 당도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단식을 마친 뒤 처음으로 음식을 접한 문 의원은 "간기 없는 밍밍한 미음이 달았다"면서도 "특별법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단식장을 떠나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