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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적나라하게, 유머는 가볍게, 대결은 화끈하게…돌아온 '타짜'

최종수정 2014.08.29 11:30 기사입력 2014.08.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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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화백 원작 영화 '타짜-신의 손', 화끈한 성인용 오락영화

'타짜-신의 손' 중에서

'타짜-신의 손' 중에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기술만 가지고 따지자면 자네나 나나 별 차이가 없다. 자네는 다만 그 기술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응용하지 못하는 것뿐일세. 기술을 응용하지 못하는 건 아직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하기 때문이고,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건 아직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술을 사용하려면 먼저 마음을 읽어야 하고, 마음을 읽으려면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는 이 말은 사실 사회생활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대사의 마지막은 다음과 같다. "무엇을 억지로 이루려는 생각만 버리면 자네도 곧 '타짜'가 될 걸세." 허영만 화백의 만화 '타짜'에 나오는 말이다. 도박꾼들의 이야기를 다룬 그의 만화는 단순히 화투판 이야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한 커트 한 커트마다 인생의 교훈도 함께 담아내 큰 사랑을 받았다.
'타짜'가 영화로 만들어진 건 2006년의 일이다. 당시 '범죄의 재구성'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최동훈 감독의 두번째 작품으로, 조승우·백윤식·김윤석·김혜수·유해진 등 화려한 캐스팅이 화제가 됐다. 무엇보다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것은 배우보다도 캐릭터다. 주인공 '고니'에게 화투 기술을 알려주는 '평경장'을 비롯해 화투판의 양대 전설인 '전라도 아귀'와 '경상도 짝귀'는 고유명사가 됐을 정도다. 인기 만화가 원작이라는 부담을 떨치고 당시 '타짜'는 68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때문에 다시 8년 만에 제작된 속편 '타짜-신의 손'은 원작과 전작이라는 이중의 부담을 떠안고 출발할 수밖에 없다.

'타짜-신의 손' 중에서

'타짜-신의 손' 중에서


'타짜-신의 손'은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모두 물갈이됐다. '과속스캔들'과 '써니'로 대중성을 인정받은 강형철 감독이 연출을, 청춘스타 최승현(빅뱅)과 신세경이 주연을 맡았다. 이하늬, 곽도원, 오정세, 이경영 등이 새로 합류해 신선함을 더했고, 전작에서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줬던 '고광렬' 역의 유해진과 '아귀' 김윤석이 반갑게 등장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총 11명의 타짜들은 "이 바닥에선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불문율에 따라 끊임없이 서로를 속고 속이며 뒤통수를 친다. '섰다'와 '고스톱'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화투판은 더욱 화끈해졌고, 인물들의 욕망은 더욱 적나라해졌으며, 유머 코드 역시 가벼워졌다.

영화의 이야기는 삼촌 '고니'를 닮아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를 보였던 '대길(최승현)'이를 따라간다. 짜장면 배달원으로 노름판을 기웃거리던 대길은 도박 빚에 허덕이던 할아버지를 구하려다 사고를 치고 고향에서 도망쳐 서울로 향한다. 타고난 손재주와 출중한 외모 덕분에 고향 선배의 도움을 받아 강남 하우스에 입성하게 된 '대길'이가 매력적인 외모의 '우사장(이하늬)', 삼촌의 파트너였던 '고광렬(유해진)', 답십리 똥식이로 불리는 사채업자 '장동식(곽도원)'을 거쳐 마지막에는 전설의 타짜 '아귀'를 만나게 되는 과정이 롤러코스트 타듯 전개된다.
실제 만화 컷을 담아낸 듯 속도감있게 편집된 영상이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함에도 147분의 러닝타임은 다소 길게 느껴진다. 원작 만화의 진한 페이소스나 철학적인 메시지, '타짜1'에서 주인공들의 허기지고 음습한 욕망 등을 기대한다면 '타짜-신의 손'은 다소 가볍고 싱거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전설의 '아귀'가 등장하는 마지막 화투씬의 파격적인 설정만큼은 두고두고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화끈한 오락영화로서는 제구실을 한다. 9월3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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