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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역사를 찾아서(A.D 97~1953)'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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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가 가진 중층적이고 복잡한 역사성에 대해 새롭게 조명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미군기지가 주둔해있는 용산 기지에 대한 숨겨진 역사를 새롭게 담은 '용산의 역사를 찾아서(AD97~1953)'을 펴내 화제다.

특히 이 책은 ‘용산구 지역사 기초 자료집’으로 용산구가 직접 나서 용산 기지에 대한 역사적 정체성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용산의 역사를 찾아서(AD97~1953)'는 1953년 한국전쟁 종결 시기까지의 용산 기지의 역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러일전쟁 이전의 용산 ▲러일전쟁과 용산 기지의 탄생 ▲용산기지 내 각 부대 및 주요 시설 현황 ▲강제 병합과 용산 기지 ▲상주군 체제로의 전환과 대륙 침략을 향한 용산기지의 확장 ▲대륙 침략 이전 시기 용산 기지내 각 부대 및 주요 시설 현황 ▲ 대륙 침략과 전시 동원 기지로의 변화 ▲태평양 전쟁과 뉴기니로의 동원 ▲본토 결전 부대의 심장 용산기지 ▲ 해방 정국하의 용산 기지 ▲ 6.25 전쟁과 용산 기지 등 총 11장으로 구성됐다.
100년 이상 외국군의 군대가 주둔하면서 외부인들 접근이 통제돼 있었던 용산기지는 미·일 군사시설로 지어진 근대 건축물들이 많다.
'용산의 역사를 찾아서' 책 표지

'용산의 역사를 찾아서'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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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담겨진 용산 기지 내에 남아있는 다양한 건물이나 기념비 등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일제가 만주 사변시 일본군 전사자들을 기념하며 세운 충혼비가 지금은 6.25 전쟁당시 미군 전사자들을 기리는 상징적인 기념비로 사용되고 있다.

용산 아방궁은 일제 시기 조선 총독의 연회장이었던 용산 총독관저다. 제2대 조선 총독 하세가와가 러일 전쟁 직후 군사비 잉여금으로 유럽풍의 초호화 건축물을 지었던 것이다. 6.25 전쟁때 멸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현재 그 자리에는 121 병원이 들어서 있다.

이외도 전시 체제기말 일본군의 전황이 불리해지자 미군의 공습을 신속하게 대피하기 위해 용산총독관저와 조선군 사령부 청사를 연결하는 지하 벙커가 구축했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다양한 사료와 함께 당시 사진 자료, 지도 등도 다양하게 실려 있어 사료적 가치 또한 충분하다.
특히 시기별 일제의 군사 전략에 따라 용산기지에 주둔했던 일본군 주둔 형태의 변화 과정, 기지내 각 부대 및 주요 시설 현황, 일제 조선군 사령부의 창설 과정과 역사적 의미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 책은 용산 기지내 다양한 건축물들이 전쟁 유적지로서 가치와 더불어 역사 교육의 장으로서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시간이 오래 흘렀지만 용산 기지내 건물들과 유적들은 상태가 좋고 잘 보존돼 있는 편이다. 말 그대로 용산 기지 유적의 ‘재발견’이라 할만하다.

특히 시기적으로도 미군기지 반환 문제와 함께 용산 공원 조성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때에 용산미군기지의 역사적 의미를 현재에 다시 되살렸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남산과 한강을 배경으로 최적의 지정학적 조건을 갖춘 용산 기지 일대는 이미 조선시대부터 교통과 수운의 집산지이면서 동시에 도성을 방어하는 중요한 군사 전략적 요충지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이러한 요충지를 가장 잘 활용한 것은 바로 일본군이었다.

임진왜란때 왜군이 한양을 함락시켜 병참기지로 사용하였고 임오군란때는 흥선대원군을 납치해간 청나라 군대가 주둔했던 곳이다. 청일전쟁때 용산의 군사 전략적 가치를 시험했던 일본은 러일전쟁때부터는 본격적으로 한반도의 식민지화를 위한 대륙침략의 전진 기지로 사용했다.

이후 용산기지는 일제 패망후 한반도 분할과 6.25 전쟁을 겪으며 한미 군사관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한미연합사와 미 8군 사령부 등이 들어서게 됐다.

이번 책자 발간을 위해 김천수 용산향토사연구가와 용산구가 힘을 모았다.

김천수씨는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기억들이 경제와 개발이라는 논리와 함께 포클레인 속에 영원히 묻히기 전에 용산기지의 역사를 간략하게나마 정리하고자 했다"면서 "또 용산 기지의 역사적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향후 용산공원 조성에 조그만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역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소중히 간직하고 이를 지키고 가꾸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번 책자가 여러 선행 연구 자료를 중심으로 심도 있게 고찰한 자료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용산공원 조성에 우리 구민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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