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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인권위 첫 한국인 중재관 이현주 변호사

최종수정 2014.08.01 10:20 기사입력 2014.08.01 10:20

고교생때 봉사활동하다 인권 눈떠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한인 교포로는 처음으로 호주 연방정부 인권위원회에서 중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현주 변호사(35ㆍ여).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신고가 접수될 때 당사자 간 중재를 하는 선임조사중재관인 그는 조건 좋은 법무법인을 마다하고 '인권신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본인 바람대로 인권 지킴이의 길을 걷게 됐다.

이 변호사는 1994년 호주로 조기 유학 온 교포 1.5세다. 이후 뉴사우스웨일스대(UNSW)에서 법과 정치를 복수전공한 후 같은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한때 법무법인에서 근무했지만 쭉 변호사의 길을 걷지 않았다. 학창시절부터 내내 품고 있었던 '사회적 약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다.
이씨가 사회적 약자의 인권에 눈뜨게 된 것은 10학년(한국의 고1에 해당) 때다. 당시 학교 봉사활동 시간에 빌라우드 밀입국자 수용소에서 3주 동안 수녀님과 함께 봉사활동을 했다. 그는 "당시 수녀님을 따라서 3주 동안 빌라우드 수용소에서 봉사활동을 했었는데, 그 경험이 제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이씨는 그 수용소에서 아프리카 반정부 그룹에 가담했다가 박해를 피해 호주로 건너온 의사 출신 망명신청자를 만났다. 그는 이씨에게 "호주에서 이런 취급을 받을 줄 몰랐고 마치 우리 안에 갇힌 동물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그 망명신청자는 당시 수년째 수용소에 갇혀 지내던 상태였다.

3주간의 봉사활동이 끝난 뒤에도 이씨는 자진해서 3년간 수용소에서 봉사활동을 계속했다. 수용소를 오가면서 이씨는 박해나 차별받는 이들을 대변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됐다.
학창 시절 이 변호사는 인권위 인턴십 자리에 눈독을 들였지만 지원조차 못했다. 호주 시민권자가 아닌 탓에 자격요건이 안 됐기 때문이다. 유학생 신분이었던 그는 대신 한국의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인턴십을 했다.

"물론 법무법인에서 근무했더라면 보수 등의 조건은 더 좋았겠지만 저는 제 노력으로 사건이 원만하게 해결된 당사자들이 고맙다고 말하는 한마디에 삶의 보람을 느낍니다."

인권위 입성의 꿈을 저만치 밀어두었던 이 변호사는 이후 법무법인을 거쳐 영세한 세입자들을 돕는 시민단체에서 근무했다. 활동가로 일하는 동안 중재재판소 등지에서 인권위 관계자들과 대면할 일이 많았다. 인권위 관계자들은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백방으로 뛰는 이씨를 눈여겨 봤다. 열정을 인정받은 이 변호사는 2008년 이들의 조언과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인권위에 입성했다.

인권위 중재관의 꿈을 이룬 이 변호사는 향후 호주와 한국 인권위 간 인적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국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장애인 차별이나 인권 신장에 관심이 많다. 처음 호주에 왔을 때 한국과 달리 장애인들이 양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상당한 문화충격을 받았다"면서 "한국은 호주에 비하면 아직 장애인 인권이 미흡한 편인 것 같은데, 나중에 한국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장애인 인권 신장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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