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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 습격]구업, 입으로 하는 일(104)

최종수정 2014.07.22 07:13 기사입력 2014.07.2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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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빚어지는 일이 구업(口業)이다. 말로만 되는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세상의 많은 일들이 말만으로도 정말 '천냥 빚을 갚는' 위력을 만들어낸다. 그 정도의 위력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말의 영향력은 정말 헤아릴 수 없다.

내 귀에 들어오는 잊지 못할 말들이 있다. 어떤 사람에 대한 품평이나 행적에 대한 요약이 들어올 때도 있고, 몰랐던 이야기가 문득 귀띔처럼 틈입하여 그간에 피상적으로만 이해했던 무엇을 뚜렷이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것들도 있지만 대개는 험담이나 허튼 소리들이다. 나에 대한 이야기들이 돌고돌아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그 사람은 설마 그 이야기가 내 귀에 들어올지 몰랐거나 혹은 방심했겠지만, 그 이야기가 내 귀에 들어오면서 그 사람에 대한 나의 생각을 상당히 바꾸는 경우도 있다. 무심코 뱉은 말이, 그 당사자에게 전해지지 않을 거라는 그 생각이 스스로를 위험해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린 정말 기가 막히게 잘 까먹는다. 타인에 대한 감정적인 비판은 자신에게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과 같다. 숨어서 하는 비판은 스스로의 뒤통수에 대고 그것을 휘두르는 격인 셈이다.

말을 신중하게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뱉은 말에 대해선 그것이 어디에 놓이더라도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그 말은 온전한 것이다. 누군가가 뱉은 사소한 '나에 대한 말'이 금방 내게로 전해져, 그때까지 그를 몰랐던 내가 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지금. 나의 말이 어딘가에서 나를 새롭게 만드는 무엇이 되어 있을 것을 생각하며, 새삼 옷깃을 여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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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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