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달부터 꾸준히 하향 조정돼온 시장 전망치(8조원)보다도 8000억원 이상 적은 결과다. 전날까지 예상치를 발표했던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제시했던 아이엠투자증권의 전망치(7조4510억원)에도 못 미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IM 부문의 2분기 실제 영업이익은 하향 조정된 전망치마저 훌쩍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재고조정과 태블릿PC 판매량 부진 등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더 잡아끌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제시한 아이엠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IM 부문 영업이익 역시 4조5000억원 수준으로 낮게 잡았다. 그러나 이 역시 달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3분기 이후 실적에 대해서는 2분기 재고조정을 기저로 삼고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과 아이폰6 출시 등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을 고려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이 맞섰었다. 그러나 2분기 예상보다 큰 규모의 어닝쇼크로 부정적인 의견들이 더욱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는 매출액 55조원, 영업이익 8조5000억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그러나 이는 2분기 영업이익 8조원 선을 기준으로 한 수치이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성장축이 중저가폰 위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도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화웨이, 샤오미 등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제조사들의 추격이 매섭다는 평가다. 이 애널리스트는 "중화권 업체들의 하드웨어 제조기술이 급성장하면서 가격 대비 제품의 차별화를 두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2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나타낼 것이라는 데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재고조정과 라인업 보강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가 2분기 대비 늘어나겠지만 문제는 개선 폭이 불투명하다는 부분이다. 유의형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이 스마트폰 수요 측면의 이슈가 아닌 선제적인 재고 조정으로 인한 3분기 신제품 출시 대비에 따른 결과라면 이를 통한 기저효과 기대감은 3분기 높여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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