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직책 95% 차지, 견제기능 위축…지켜지지 않는 개혁 약속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법무부내 주요 직책과 관련, 검사 독점이 심화돼 내부 견제 기능이 더욱 위축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참여연대가 2009년 1월부터 2014년 4월까지 법무부에 파견된 검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법무부 국·실장급 이상 고위직 중 핵심 직책인 법무부 장관, 법무부 차관, 검찰국장, 법무실장, 기획조정실장, 감찰관 등 6개 직책의 검사 독점이 특히 심했다.

2003년 3월 이후 2014년 6월까지 63명이 해당 직책을 역임했으며 이 중 60명(95%)은 현직 검사이거나 검사 출신으로 조사됐다. 법무부 시행규칙 상 자격을 정해져 있는 63개 중 검사가 맡을 수 있는 직책은 33개다. 여기서 33개 직책 중 22개 직책은 검사만 맡을 수 있고, 11개 직책은 일반직 공무원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자격 조건이 개방돼 있는 11개 직책 중 교정본부장, 정보화담당관을 제외한 9개 직책을 검사가 독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검사 독식’…脫 검찰화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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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박근혜 정부의 검찰개혁 공약에 역행하는 부분이다. 박근혜 정부는 검사의 법무부 및 일반기관 파견을 제한하겠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호사 또는 일반직 공무원이 근무토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에 참여연대는 "법무부 주요 직책을 검사가 독점할 경우 법률전문가 또는 국민의 입장보다는 검찰 입장 위주로 법무행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무부에 있는 검사 출신 간부가 검찰 수사에 부당한 간섭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검찰 비리나 권한 남용이 발생했을 때 법무부가 검찰을 견제하는 기능을 해야 하는 데 '제 식구 감싸기'에 빠져 감독과 견제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참여연대는 검사들의 법무부 근무 기간도 지나치게 짧아 사실상 검사의 경력 관리용으로 법무부 직책이 활용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국·실장급 이상 고위직을 맡은 검사들은 짧으면 9개월, 길면 21개월만에 교체됐다.


법무행정 전문화가 필요한 부서에 검사가 단기 파견 근무를 하면서 정책부서로서의 전문성 축적이 이뤄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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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참여연대는 법무부의 법무정책, 인권옹호, 국가송무, 교정, 보호, 출입국관리, 외국인정책 등을 담당할 실·국장, 과장직은 개방형 공모를 통해 전문가를 채용하거나 일반 공무원의 내부 승진을 통해 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와 검찰 관계가 재정립돼야 하는 이유는 정치적 사건 수사에 대해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확보하고 양자가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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