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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국부펀드]엑카츠버그 도이치뱅크 前 전무 "통일 후 경제통합, 서두를 필요없어"

최종수정 2014.06.27 14:33 기사입력 2014.06.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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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통일 독일의 경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바로 다음날부터 모든 것이 바뀌었다. 한국은 통일이 되더라도 북한 경제시스템의 장기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통일, 국부펀드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열린 아시아경제신문 통일금융 제2차 포럼에서 볼프강 폰 엑카츠버그 독일 도이치뱅크 前 전무는 통일 후 북한 지역의 급격한 변화를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독 시민은 통일 이후 새로운 정치·경제체계에 적응할 시간을 갖지 못해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제체제가 미처 뿌리내리기도 전에 노동 및 자본이 이동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는 "(남북의 원활한 경제통합을 위해) 북한의 기업 소유구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으며 동독이 농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처럼 비교우위를 가진 북한의 산업을 개발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중한 화폐통합도 주문했다. 1990년 통일 때 독일은 서독과 동독 화폐의 실제 시장가치인 1대7이 아닌 1대1 교환을 단행했다. 그 결과 동독의 기업은 경쟁력을 잃고 파산하는 경우가 속출했고 이를 보조하기 위한 재정지원으로 독일 정부의 부채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동독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과 막대한 인프라 구축 비용 지출로 1989년 150억 유로에 불과했던 서독 정부의 적자는 통일 3년 후인 1993년 680억 유로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는 연간 GDP의 4%에 육박했다. 엑카츠버그 前 전무는 "독일 통일 후 10년간 순차입금도 대규모 증가했고 1998년에는 10년 전에 비해 GDP대비 부채가 50%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성급한 경제통합은 금융권 위기도 초래했다. 그는 "독일의 은행들은 1990년대 동독에 찾아온 부동산 버블 붕괴로 대규모 부실채권을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의 통일도 재원 조달 면에서 성공적일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그는 "단지 민족성이 같다는 것만으로는 통일 과정에서의 투자가 성공할 것이라 담보할 순 없다"면서도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를 추구한다면 성공적인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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