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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업계, 한국서 살아남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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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지난해 명품 제품 판매량(단위: 10억 유로)/ 자료: 베인앤컴퍼니, FT

국가별 지난해 명품 제품 판매량(단위: 10억 유로)/ 자료: 베인앤컴퍼니,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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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한국 럭셔리(명품) 시장이 83억유로(약 11조5000억원) 규모로 중국, 일본에 이은 아시아 3대 시장으로 자리 잡았지만 명품업계가 한국서 살아남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글로벌 명품업계가 한국서 살아남기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는 데에는 트렌디한 감성을 추구하는 젊은 층 소비자들이 최근 값비싸고 고전적인 명품 브랜드보다는 가격대는 조금 낮지만 트렌디한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돋보이고 싶어 하는 젊은 층들은 명품 입문의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루이뷔통의 '3초 백(3초에 한 개꼴로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하다는 의미)' 대신 알렉산더 왕의 1000달러(약 102만원)짜리 핸드백을 더 좋아한다는 얘기다.

'동시대·현대'라는 영어의 사전적 의미를 가진 컨템퍼러리는 패션업계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기존 명품보다 가격대는 낮지만 일반 브랜드보다 개성 있고 고급스러운 브랜드'를 아우르는 용어로 불리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의 송지혜 파트너는 "한국 명품 시장은 중요한 변화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초고가 브랜드인 샤넬, 에르메스 등은 여전히 강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일부 유명 명품업체들은 좀 더 저렴하고 감각적인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면서 트렌드를 좇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행에 민감한 한국의 젊은 층 소비자들이 정가를 주고 백화점이나 단일 매장에서 명품을 구매하기보다 온라인이나 아웃렛을 통해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사려는 '가치 소비' 경향도 한국에 진출한 명품업계를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백화점 명품 매출 동향에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명품 제품 판매 증가율이 2011년 32%에서 지난해 4%로 쪼그라들었고 롯데백화점도 같은 기간 21.3%에서 7.8%로 크게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난다 긴다' 하는 명품 브랜드들의 한국 실적도 실망적으로 바뀌었다. 버버리 한국 매출은 지난해 3월 말까지 1년간 5.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40% 줄었다. 지난해 크리스챤 디올과 롱샴이 영업손실을 경험했으며 멀버리는 한국 시장 판매 부진 영향으로 순익 경고를 받았다.

한국 시장에서 백기를 든 명품 브랜드들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최근 페라가모가 갤러리아 백화점 리뉴얼 과정에서 매장을 철수했고, 발리도 지난해 철수했다가 올해 일부 다시 들어왔다.

페라가모, 디올, 코치 등은 한국 지역 담당 대표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위기 극복에 애를 쓰고 있으며 일부 다른 명품 브랜드들은 평소보다 시기를 앞당겨 '시즌 오프' 할인 행사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판매 촉진에 나서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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