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공표하면서 "인류가 은하를 탐구하고 미립자를 규명하고자 하는 현재까지도 풀지 못하고 있는 '두 귀 사이에 있는 1.4㎏'의 신비를 푸는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어떻게 이러한 고위 인지 기능이 1.4㎏의 우주 안에서 정확히 구현되는지 묻는다면 누구도 명확하게 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오바마의 선언은 이러한 화두에 답하고자 하는 인류의 도전이다. 최근 많이 이야기되는 뇌 지도 작성은 이러한 신경세포 간 연접 형성의 기본 설계를 탐구하고자 하는 노력의 하나다. 우리나라는 올해 약 1100억원을 뇌 연구에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의 뇌 연구 투자액 대비 2%에 불과한지만 지난 4년 사이 1.7배나 증가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만큼 앞으로 뇌 연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우리나라도 뇌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순진무구한 아이에서 출발해 삶을 정리할 황혼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직간접적으로 뇌질환에 마주하게 된다. 뇌 연구를 통한 뇌에 대한 이해와 뇌질환의 이해를 통한 제어법의 개발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아니면 곧 다가올 미래에 사람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건강한 삶에 대한 인류의 최소한의 요구다. 동시에 인간의 무한한 지적 호기심의 충족과 더불어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이다. 현재 투자하는 '두 귀 사이의 우주'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30년 내에 1대 100 이상의 투자 효용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 감히 예측한다. 이를 위해 뇌 연구에 대한 장기적 안목의 과감한 투자를 기대해 본다.
뇌는 인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최근 노령인구의 증가로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기초과학 연구는 물론 장기적으로 뇌에 대한 접근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정부차원의 지원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의 투자 등으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임현호 한국뇌연구원 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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