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건강이상설·왕실부패에…카를로스 국왕 "물러나겠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펠리페 알폰소 스페인 왕세자(45)가 경제위기와 공주 부부의 부패 등으로 땅에 떨어진 왕실의 권위를 바로세울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2일(현지시간) "카를로스 국왕이 퇴위 의사와 함께 왕위 승계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발표했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76)이 39년 만에 왕위에서 물러나면서 전 세계인의 눈이 후계자인 펠리페 왕세자에게 쏠리고 있다. 왕실 부패 사건으로 왕실 명예가 훼손된 데다가 장기화되는 스페인 경제위기 등 직면한 문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펠리페 왕세자는 공금 횡령으로 왕실의 청렴 이미지를 훼손시킨 크리스티나 공주와 달리 부패 사건에 휘말린 적이 없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요트 선수로 출전한 그는 지난해 9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유창한 영어로 2020 마드리드 하계올림픽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등 이미 많은 왕실 공식 업무를 소화해왔다.

틈틈이 스페인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평소 바르고 청렴한 이미지 덕분에 스페인 국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서 스페인 국민의 60% 이상이 카를로스 국왕이 펠리페 왕세자에게 국왕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고 답했다.


재임 후반기에 크고 작은 구설에 휘말리면서 결국 퇴진하게 된 카를로스 국왕은 재임 내내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2007년 스페인 한 방송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돈키호테를 쓴 소설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와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제치고 '스페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카를로스 국왕은 스페인 민주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1975년 11월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사망한 뒤 즉위한 카를로스 국왕은 독재체제로 경직된 스페인 사회에 민주화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비밀경찰을 해제하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했으며 정치범들을 석방하고 정당 활동도 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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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 자유 민주주의 개혁에 반발한 극우 우익세력이 1981년 2월 쿠데타를 일으키자 전투복을 입고 TV 앞에 나가 "무력으로 민주화 과정을 방해하는 자들의 어떤 형태의 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은 젊고 미숙한 왕의 이미지를 단박에 바꿔놓았다.


치솟았던 국왕의 인기는 스페인 재정위기와 딸 부패 등으로 뚝 떨어졌다. 스페인이 경기 침체로 신음하던 2012년 아프리카에 코끼리 사냥 여행을 갔다가 구설에 올라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막내딸 크리스티나 공주 부부가 600만유로(약 90억원)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왕의 체면을 구겼다. 카플로스 국왕은 2012년 11월 왼쪽 엉덩이에 이식한 인공관절 부위에 감염이 생긴 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건강 이상설에도 시달렸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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