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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지식재산금융', 지식재산생태계 만듦의 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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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중 로하스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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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따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특허 등의 지식재산 분야이다. 국내의 여러 오피니언 리더들이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고, 창조경제를 제창한 존 호킨스도 "지식재산 없는 창조경제는 의미가 없다"라고까지 언급할 정도이다.

기업이나 대학의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내고, 변리사들은 그 지식을 특허라는 권리로 바꾸어주고, 법원은 특허를 침해한 모방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통해 권리를 보호하고, 기업은 혁신적인 제품을 특허로 보호받아 독점으로 얻어지는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 즉 지식재산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 바로 창조경제의 다른 표현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세계 지식재산 5대 강국인 우리가 이제 지식재산 정책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쓰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창조경제 국가가 될 것 같고, 더 이상 패스트폴로(fast follow) 전략에 의존하는 국가가 아닌 활발한 벤처창업이 이루어지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 국가가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적인 기대는 우리의 지식재산 시스템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아마 절망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특허출원 세계 5위라는 수치는 연구자들에 대한 건수 위주의 정량적인 성과 평가를 통해 매년 더 많은 특허출원이 강요되고, 미국 변리사(patent attorney)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임료를 가지고 국내 변리사들이 먹고살기 위해 엄청난 생산성으로 특허를 찍어내고 있기 때문에 달성되는 허울뿐인 영광일지도 모른다. 또한 신중하고 보수적인 우리나라 법원은 패스트폴로 경제하에서 국내 대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약한 특허 보호의 관행에서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특허를 받아봤자 필요가 없고 해외의 좋은 기술을 빨리 모방하여 제조 경쟁력으로 승부를 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지식재산이 우리나라 미래 경제를 책임질 것만 같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 우리의 지식재산 시스템은 창조와는 무관하게 악순환의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왜 이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지식재산은 법적으로 보면 아파트나 토지 등의 부동산과 동일한 '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식재산 생태계의 참여자들은 누구도 특허를 부동산과 동등한 수준의 재산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생태계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허 등의 지식재산이 진정한 재산이고 돈으로 환가될 수 있다는 인식하에서만 비로소 연구자, 변리사, 국가, 기업이라는 생태계 참여자들이 바람직한 상호작용을 하고 선순환의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으로 미국식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이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좋은 수단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시작되고 있는 '지식재산금융'의 활성화일 것이다. 특허 등의 지식재산이 돈으로 환가된다는 직접적인 경험과 인식을 주는 것은 법원의 판결보다 금융이 더 가깝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지식재산 가치평가의 어려움, 금융기관의 부실 위험, 거래시장의 부재 등 아직 여러 우려가 있지만 지식재산금융의 활성화는 지식재산 생태계를 선순환시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고 지식재산을 진정한 창조경제의 화폐로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한중 로하스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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