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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노란리본과 노동절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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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1일은 124주년 노동절이다. 그러나 올해의 노동절 풍경은 예년과 많이 다르다. 하루 내내 온통 노란 리본으로 뒤덮였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각기 다른 시간에 안산 합동 분향소를 찾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양대 노총의 노동절 관련 성명에도 다른 해와 달리 노동 이슈보다는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내용들이 주로 담겼다.

양대 노총 모두 구조에 무능하고 책임 회피에 급급한 정부를 규탄했지만 노동절을 맞는 풍경은 엇갈렸다. 민주노총은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를 담아 대규모 노동절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반면 한국노총은 노동절 행사를 취소했다. '온 국민이 비분강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노동자들의 성난 목소리를 그대로 전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설명처럼 어린 생명들의 죽음 앞에 '비정규직 철폐' '자본에 대한 분노'라는 구호가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도 '노란 리본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는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세월호 사태로 인해 노동절 행사는 이처럼 성격이 바뀌거나 취소됐지만 세월호 사고는 노동계에도 많은 화두를 던졌다. 이명박 정부는 '효율'을 위해 규제를 개혁하겠다며 선박 선령을 30년으로 늘렸다. 선원들은 선장을 비롯해 대부분 비정규직이었으며 안전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세월호 사태에 각종 산재 사고와 안전규제 완화 등 한국사회의 단면이 겹쳐 보이는 이유다. 세월호 사고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졌던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 하도급 업체 근로자가 저녁 작업을 하다 바다에 빠져 숨졌다. 지난 세 달 동안 현대중공업과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숨진 직원만 8명이다. 그렇게 2012년 기준 한 해 산재 사고로 2165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조용히 숨져간 이들에게 달아줄 노란 리본은 없는 것일까. 124주년 노동절에 세월호와 노란 리본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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