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수출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지난 수십년 동안 아시아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엔진이 점차 식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해 "지난 수십년 간 아시아 4개국의 수출이 감소한 사례가 있지만 이번에는 여러 면에서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 동안 아시아 경제를 이끌어온 한국ㆍ중국ㆍ일본ㆍ대만의 수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올해 1ㆍ4분기 4개국의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1997년 아시아를 덮친 외환위기와 2001년 닷컴버블에 따른 경기침체가 수출둔화로 이어진 바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수출은 곧 두 자릿수 반등을 기록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 이후는 이전과 다른 과정을 밟고있다. 기껏해야 수출 증가율이 소폭 증가할 정도로 회복세가 상당히 약화한 상태다. 수출주도형 경제로 경제성장의 신화를 써온 이들 아시아 4개국으로선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저널은 이런 변화의 원인 두 가지를 소개했다. 첫째, 미 경제성장 모델의 변화다. 2008년 이후 미 경제회복은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년 사이 경제가 회복되는데도 재화ㆍ서비스 부문의 성장률은 평균 1.8%에 불과했다. 이는 이전 경제회복기에 보인 평균 성장률의 겨우 절반 수준이다.
원인은 미 경제가 경기회복의 원동력을 과거와 달리 소비 부문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 내 석유ㆍ가스 개발 등 자본투자로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아시아 4개국 내부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그 동안의 경제성장으로 일본은 물론 한국ㆍ대만도 이미 고임금ㆍ고비용 산업구조에 진입한 상태다. 그만큼 자체 수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중국에서조차 신발ㆍ봉제업 등 저임금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 공장들은 베트남 등지로 이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마르커스 로드라우어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부이사는 "대외 무역 채널(수출)에 크게 의존한 아시아 국가들의 모델이 이제 생명력을 다했다"고 진단했다.
다른 기관의 이코노미스트들도 경제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전면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여기에는 자유화 조치로 자국 내 농업ㆍ금융ㆍ보험ㆍ사회간접자본 등에 해외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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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문제를 인식한 각 정부는 목하 고민 중이다. 한국은 지난해 2.8% 성장한 서비스 부문의 성장률을 올해 4%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수출부진으로 아시아 4개국의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각국이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환율시장에 개입하면서 위험천만한 환율인하 경쟁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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