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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빅매물]군함 만드는 회사 '세일' 대첩…대우조선(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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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영권 인수 움직임에 노조·지역 정치인 반대
-6조원대 몸값·업황 부진…국내 기업에 팔기도 쉽지 않아
-방위-조선 부문 분리후 조선 쪽만 해외 매각, 새 해법으로

M&A 특별취재팀=조영신·박민규·배경환·김철현·이윤재·이창환·임철영 기자

[M&A 빅매물]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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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2월 금융위원회(금융위)를 찾아 금융위가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의 매각 방침에 대한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자리에서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매각된 금융위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5%는 국내 33곳, 해외 36개 금융기관 및 펀드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나머지 지분 12% 가량은 매각소위가 열리지 않아 정확한 매각 시기와 절차를 말하기 힘들지만 6.4 지방선거 이후 기존과 같은 방법으로 매각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위 지분과 산업은행 지분을 함께 묶어 매각하는 방법과 산업은행의 독자적 매각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이라는 방정식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매각의 당위성만 있을 뿐 구체적인 매각방법과 매각시기, 인수주체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방위산업 부문이 방정식을 푸는 핵심이지만 그 해법을 놓고 말들이 많다.
대우조선해양은 우리 해군의 주력인 전투함 및 구축함, 잠수함 등을 생산하는 국가 방위 산업체다. 따라서 해외자본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면 국부가 유출되는 것은 물론 국가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경남도의회와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 등 지역 정치인들도 대우조선해양의 해외매각 반대를 결의했다.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국가의 기밀을 요하는 해군의 주력 방위산업인데 해외 매각시 기술유출 등이 우려된다"며 "국가 경제와 지역 향토기업을 지켜내고 경남도민이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한마음이 돼 해외매각 반대 투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A 빅매물]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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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해외매각은 지난해 처음 나왔다. 지난해 새누리당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의 초청으로 방문한 러시아 나탈리아 부루키나 금융위원장이 러시아 최대 국영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사에서 한국산업은행 보유의 대우조선 지분 인수를 위해 한국 정부와 논의 중에 있다고 발언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렇다고 국내에서 인수할 기업도 마땅치 않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규모가 6조원에 달할 만큼 금액 자체가 천문학적이다. 국내 기업중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기업은 손에 꼽힌다.

조선업계의 불황이 여전하고 매각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대기업들중에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타진하는 곳이 거의 없다.

산업은행은 올 상반기중 대우조선해양 보유 지분 31.46%를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매각할 것이라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산업은행 측은 당시 대우조선해양주식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것이지만 국내 조선경기 등을 감안해 매각 가능한 시점에 매각공고를 실시하고 6개월 이내에 매각절차를 종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A 빅매물]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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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땅히 인수의사를 밝힌 곳이 없어 올해 상반기내에 매각공고가 나올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지난 2008년 한화그룹과 포스코-GS 컨소시엄 등이 인수하려다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산업은행은 한화그룹을 대우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화그룹은 인수가격으로 6조5000억원 제시했다. 한화는 산은 보유 지분과 캠코 지분(현 금융위 지분)을 함께 살 예정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화 측이 2009년 1월 인수를 포기하면서 매각이 전면 중단됐다. 한화는 산업은행에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납부했지만 인수 포기로 대금을 돌려받지 못해 소송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또 다른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포스코와 GS그룹의 컨소시엄은 구성한 지 1주일도 안돼 깨졌다. 후일담이지만 포스코 측은 7조원대의 입찰금을 생각했지만 GS그룹은 5조원대를 생각하고 있어 양사의 견해 차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을 놓고 당시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이구택 포스코그룹 회장간 고성이 오고갔다는 후문.

전문가들은 인수주체란 방정식을 풀기 위해 일각에선 방위산업 부문 정리라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방위산업 부문과 조선부문을 분리 한 뒤 조선부문만 해외로 매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야드가 여러 곳에 있다"며 "방위산업 부문과 조선해양 조선부문을 분리한 뒤 매각하면 해외 매각에 따른 걱정은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우조선해양 방위산업부문의 매출은 전체 회사 매출의 10%인 1조4000억원 정도며, 직원은 900여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에 이은 국내 2위 조선회사로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5조원, 영업이익은 4400억원에 달했다. IMF 구제금융 시절 대우그룹의 해체로 뜻하지 않게 산업은행이 인수하게 됐지만 여전히 우량한 재무구조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국내 IB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덩치가 너무 크고 조선업황도 안좋아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할 만한 회사가 많지 않다"며 "채권단에서도 매각 의사를 밝혔지만 매각 시기와 상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수익성 차츰 개선 문제는 더딘 사이클

조선업황에 대한 시장 전망은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빅3' 업체를 중심으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수익성이 높은 플랜드, 특수선박 등의 수주실적은 예상보다 회복이 더딘 탓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과 함께 플랜트 비중이 놓은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당장 수익성 회복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 선박 매출비중이 높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선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호황과 불황 사이의 사이클이 길다. 수주에서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소 2년 이상인데다 수주 계약대금만 수백 억원에서 수천 억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발주사와 수주사 모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다.

플랜트와 특수선박 비중이 높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으로서는 선조선 수주량을 비롯해 선조가(價) 상승세로는 부족하다. 선조부문 지표가 지속적으로 높아진다고 해도 이 지표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플랜트와 특수선박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이어질지는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고수익 선순환 사이클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했다.

이강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사들의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문제는 강도와 지속성으로 (최근의) 변화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지난 2003년과 비교하면 그 변화가 매우 미약해 트레이딩 관점에서 타이밍에 대한 고민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올해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조선업계는 드릴십, LNG선,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모멘텀 부각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 수주둔화에 이은 저가수주 등의 여파가 당분간 수익성 하락과 선박금융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3년 빅3, 중소조선사 할 것 없이 모두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1.7%,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2.9%, 6.2%를 기록했다. 3개사 모두 지난 2008년 이후 최악이다.

조선업계는 무엇보다 현금성 자산 확보에 주력해야하는 상황이다. 선박 수주 증가추세가 현금 흐름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3년 이상 필요하다. 더욱이 헤비 테일(Heavy Tail) 방식을 선호하는 선주사들이 늘면서 운영자금 확보가 수월하지 않다. 조선사들이 체질강화에 힘쓰면서 상대적으로 사업 관련성이 낮은 자산을 매각하는데 힘을 쏟는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전통적인 조선업 포트폴리오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힘든만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중복투자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과감히 떨어내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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