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진주에 떨어진 운석은 석질운석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진주에 떨어진 정체 불명의 돌덩이가 '불타다 남은' 운석(meteorite)으로 최종 판명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떨어진 운석은 조선왕조실록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됐다. 1394년 태조3년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천구가 땅에 떨어졌는데 소리가 우레와 같았다"라고 적혀 있다.
윤동주 시인은 '별 헤는 밤'에서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별 하나에 동경과/별 하나에 시와…"라고 노래했다. 별(star)은 이처럼 인간의 감성에 들어오면서 자신의 기분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지는 묘한 존재이다. 별똥별이 수없이 쏟아지는 특별한 '밤하늘'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우주 탄생의 비밀에서 부터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반면 운석은 '불타고 남은 돌'이다.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다. 지구권 밖에서 지구 중력에 의해 지구로 떨어지면서 대부분 불에 타 없어지지만 몇몇 경우에는 '타다 만 돌'이 떨어지는데 이것이 운석이다. 운석은 우주와 행성 등의 기원이나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에 상당한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운석을 보면 조선시대를 지나 1924년 전라남도 운곡에 1㎏의 석질운석이 떨어졌다. 1930년 옥계에 1.32㎏의 석질 운석, 1938년 함경남도 소백에 101g의 철운석, 1943년 전라남도 두원에 2.117㎏의 석질운석이 역시 '지구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올해 진주에 갑자기 출현한 운석도 석질운석으로 무게가 9.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반도에 떨어진 운석으로는 가장 큰 운석이 되는 셈이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큰 운석은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호바 운석(철운석)'으로 무게가 65톤에 이른다.
운석은 여러 가지 자신의 자취를 남긴다. 공룡 대멸종을 불러일으킨 소행성 충돌설에서 부터 유카탄반도의 칙술루브에는 아직도 운석의 충돌구가 있다. 지금도 남극 곳곳에서는 운석에 대한 탐사가 진행 중이다.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은 큰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자동차를 부수거나 혹은 이번 진주에서처럼 비닐하우스를 손상시키는 등의 귀여운(?) 파괴 본능은 가지고 있다.
이정구 국립과천과학관 박사는 "흔히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것은 유성과 운석으로 나눌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 떨어진 운석들은 석질운석이 많았고 이번에 진주에 떨어진 운석도 석질운석"이라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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