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금메달을 놓쳐서 눈물을 흘린 것이 아니다. 다 끝났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석연찮은 판정 속에 은메달을 딴 김연아(24)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팬 미팅 행사에 참석해 “경기가 끝난 뒤 결과에 대해 되새김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외신들이 지적한 판정 논란은 이날 자리에서도 화제가 됐다. 김연아는 당시 상황에 대해 “경기 전에도 금메달에 대한 간절함이 없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래도 끝나면 아쉬움이 있을 줄 알았다”면서도 “정말로 내가 금메달을 꼭 따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어이는 없었지만 나는 끝났다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경기 뒤 흘린 눈물에 대해서는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에도 밤에 침대에 누워서 이 시간이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울컥했다. 아마 금메달을 땄어도 펑펑 울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참아왔던 힘든 것이 터진 것 일뿐”이라고 강조했다.
힘들어했던 것은 스케이트에만 집중해야 했던 선수생활이다. 김연아는 “운동을 시작한 이후 스케이트 외에 몸을 쓰는 일을 하지 않았다. 아직 두발 자전거도 탈 줄 모른다”고 했다. 이어 “밴쿠버올림픽이 끝나고 토론토 근교에 놀러 간 이후 여행한 적이 없다”면서 “스케이트가 꼴 보기 싫은 지 오래된 것 같다. 이젠 할 만큼 했다 싶어서 아무런 미련이 없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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