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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시대]가격책정 기준 없는 '고무줄 월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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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새 거래 2배 이상 늘었어도 가격 책정 기준 없어 논란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경기도에서 2억5000만원짜리 전셋집에 살고 있던 L씨는 고민에 빠졌다.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자 집주인이 보증금을 2억원으로 낮추는 대신 나머지는 월세로 받겠다고 해서다. 보증금 2억원에 월 30만원이면 적당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집주인은 월세 50만원을 요구했다. 통상 전세금의 월세전환율이 5~6%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마음도 착하고 성실해 보이네요. 월세 10만원을 깎아줄게요." 중개업소에서 계약서를 작성하려던 K씨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40만원의 월세를 10만원이나 깎아주겠다고 해서 집주인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은 했지만 마음 속에선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부르는대로 정하는데 이것도 비싼 것 아닌가 모르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아파트에 월세로 계약하려고 실거래가를 찾아보던 J씨는 같은 아파트·같은 면적이어도 월세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아파트 85㎡는 지난해 10월 7일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60만원에 계약됐다. 같은 날 보증금 5000만원에 계약한 아파트는 월세가 140만원으로 20만원이나 쌌다. 한 곳은 7층, 다른 곳은 8층이고 모두 같은 날 계약됐다.
월세 거주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월세 가격책정에 대한 합리적인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확한 가격정보를 제공해 사회적 약자인 세입자들의 정보비대칭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다. 집주인과 중개업소에서 정한대로 결정되는 구조여서 합리적인지 여부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월세거래 증가세는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 한달간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다가구를 포함한 단독주택의 경우 월세거래가 더 많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월세거래 현황은 ▲아파트 2847건 ▲단독ㆍ다가구 4026건이었다. 전세거래는 ▲아파트 6440건 ▲단독ㆍ다가구 3286건으로 집계됐다. 4년전인 2010년 2월 아파트 월세거래는 1031건, 단독ㆍ다가구 월세거래는 1789건으로 월세거래가 4년새 2배 넘게 늘었다.

문제는 월세거래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데도 월세 산정 기준이 딱히 없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는 전셋값을 기준으로 삼되, 전세에서 월세로 바꿀 경우 보증금의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해 산출한다. 또 전월세전환율은 재계약 때 적용하는 기준이어서 신규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원룸 등 다가구주택에서는 보증금이 높아질수록 전환율이 높아 젊은층의 월세 부담이 크다.

지역ㆍ주택 유형ㆍ가격대 별로 전환율이 제각각이라는 점도 세입자들에겐 혼란을 준다. 서울시가 발표한 2013년 3분기 전월세전환율을 살펴보면 도심권 단독ㆍ다가구주택의 평균 전환율이 12.7%로 가장 높다. 서북권과 동남권 아파트는 7.1%로 가장 낮았다. 가격대로 살펴보면 3억원 초과 주택은 6.7%로 전환율이 가장 낮고 1억 이하는 평균 10.6%다.

올해부터 개정된 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전월세전환율을 10%(혹은 금리 4배)로 상한을 두고 있지만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기준은 아니다. 결국 가격수준은 '시세대로' 정해진다.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임대차계약에서 가격정보는 임대인이 우위에 있고 세입자들은 중개업자에게 의존한다. 전문가들은 선진국 사례 등을 참조해 합리적 기준을 정해 사회적 갈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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