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금융정보업체 EPFR글로벌의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주 동안 이머징 마켓 채권형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22억달러(약 2조3300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주당 유출액은 25주만에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은 미 양적완화 정책의 가장 큰 수혜를 받았던 신흥국이 미 출구전략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여름 '버냉키 쇼크'로 해외 자금이 신흥국 금융시장을 급격히 이탈했던 것도 이와 같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잘 보여준다.
이로써 올해 들어 지금까지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124억달러에 달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흥국 채권형 펀드보다 많은 자금 유출을 기록한 것은 148억달러가 빠져나간 유럽 원자재 펀드 뿐이었다.
이와 같은 자금 이탈 소식은 신흥국 기업들이 올해 앞 다퉈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미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이머징 국가의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8928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9480억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기록이다.
씨티그룹의 엘벡 무슬리모브 이머징 마켓 대표는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신흥국에 대한 소매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며 "다만 내년에는 미 출구전략에 대한 충격이 완화되면서 신흥국에 대한 자금 이탈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