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전문가의 예상을 다소 벗어난 발표였다.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FRB가 내년 상반기에나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4일 시장전문가 46명 중 11명만이 12월 양적완화 축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FOMC 위원들은 11대 1이란 압도적인 표결로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연내 양적완화 개시 전망은 그리 오래 시장에 자리잡지 못했다. 버냉키 의장의 예고성 발언으로 미국 증시는 물론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며 회의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어진 시리아 사태 위기에 미국 정부의 일시폐쇄(셧다운) 사태까지 몰고 온 미국 내 정치리스크 등이 결합되면서 시기상조론이 더욱 확산됐다.
여기에 차기 FRB의장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부의장이 인준 청문회에서 경기 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자, 내년 상반기 중 양적완화 축소 전망이 대세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더해 12월 양적완화 축소설을 전망한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결자해지' 의지에도 비중을 뒀다. 즉 버냉키 의장이 그동안 자신이 진두지휘한 비정상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출구를 향해 방향 전환시키고 이를 시장에 설득하는 난제까지 책임질 것이란 관측이었다.
버냉키 의장은 결국 그의 예상대로 자신의 마지막 언론 설명회에서 양적완화 정책의 물꼬까지 터주고 물러나게 됐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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