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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안드는 전세대출 판매 첫날…은행 창구선 "그게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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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안드는 전세대출 판매 첫날…은행 창구선 "그게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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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 6곳서 일제히 집주인 담보대출 상품 출시
'렌트푸어' 대책…"집주인 부담 커 찾는 사람 거의 없을 것" 손사래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 상품이 새로 나왔다고요?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Ⅰ(집주인 담보대출)이 출시된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A은행의 영업점. 상담 창구 직원은 이날 판매가 시작된 집주인 담보대출 상품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이 어떠느냐는 질문에 들어본 적이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창구 직원이 상품을 모르고 있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시중은행 몇 곳을 둘러본 결과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Ⅰ 상품을 의뢰하는 고객은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출시 첫날이어서 홍보가 잘 안 된 탓도 있겠지만 은행 전담직원조차 상품을 알지 못하는 판국에 팔릴 여유가 없어 보였다.

실제 광화문에 위치한 B은행 관계자는 "수익형 모기지에 대한 상담은 간간이 있지만 집주인 담보대출을 문의하는 고객은 한 명도 없었다"고 귀띔했다. C은행 관계자도 오전 중 집주인 담보대출 문의를 하러 온 고객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행 첫날 반응이 썰렁하다 못해 전혀 반응이 없게 된 데는 제도가 현실에 맞지 않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집주인 스스로 부담을 지려 하겠느냐며 현실성이 없을 것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는 상태다. 전세품귀 현상으로 집주인 우월한 위치에 있는 가운데 집주인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D은행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며 "전세대출에 대한 고객반응이 싸늘해 기존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도 상담고객은 찾아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렌트 푸어' 구제를 위해 야심차게 출시한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Ⅰ'은 이날 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우리ㆍ국민ㆍ신한ㆍ하나ㆍ농협ㆍ기업) 6곳을 통해 일제히 첫선을 보였다.

가입 대상은 전세계약을 갱신할 때의 재계약자들로 만기가 도래한 전세 세입자들이 계약을 갱신할 때 보증금 상승분을 집주인이 은행에서 대출받고 이자는 세입자가 내는 방식이다. 금리는 최저 3.42%에서 최고 4.87%(신용도 5등급에 2년 만기 기준)로 판매 은행과 우대조건에 따라 1.45%포인트 차이가 난다.

집주인을 유인할 혜택이 적다는 것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Ⅰ의 경우 집주인에게는 대출금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담보대출 이자 납입액에 대한 소득공제(40%),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규모에 비례한 재산세ㆍ종합부동산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시중은행 관계자는 "복잡한 서류작업을 대체할 만한 유인혜택이 부족하다"며 "현재의 주택시장에 맞는 상품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 달 앞서 출시된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Ⅱ'(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처럼 판매자와 수요자에게 지속적으로 외면당할 경우 상품설계를 대대적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목돈 안 드는 전세Ⅱ' 상품은 지난달 23일 출시된 이후 80여건 판매에 그치는 등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세입자 보호를 위해 내놓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의 요건을 조기에 바꾼 것처럼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집주인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과감하게 바꿀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집주인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고통을 겪는 세입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상품이 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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