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사설]'증세' 처음 입에 올린 박 대통령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어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회담은 평행선을 달리다가 결국 결렬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증세'의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은 주목된다. 복지재원 조달을 둘러싼 야당과의 입장 차이를 그나마 조금은 좁힌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세출 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 재원을 마련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 공감대하에 증세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인세는 높이지 않는다는 것이 소신"이라며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법인세율 인상을 포함한 김한길 대표의 '부자감세 원상회복'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비서실도 박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꼭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다.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의 공식 회담에서 증세 없는 복지 확대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증세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은 의미가 있다. 박 대통령의 그런 입장 변화를 여야 어느 쪽에서든 정치적으로 재단해 범위를 제한하고 확장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박 대통령이 먼저 유연한 태도를 보여줘야겠지만, 야당도 보다 전략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우선 소득세 조정은 박 대통령의 '소신'과는 무관하니 과세 최고구간 확대와 최고세율 인상에 대해 여야가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야 한다. 법인세의 경우 세율 조정은 좀 더 시간을 두고 논의하고, 당장은 '최저한세율 인상'과 '대기업 특혜성 비과세ㆍ감면 폐지 확대' 등을 통해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국내 기업 중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삼성전자만 해도 법인세 실효세율은 11∼12%로 법인세 최고세율 22%의 절반에 불과할 뿐 아니라 과세표준 1000억원 이상 기업에 적용되는 최저한세율 16%에도 미달한다. 박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면, 이런 '비정상'부터 '정상화'해 실질적 증세를 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박근혜정부의 복지공약 실행은 증세 없이는 불가능함이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올해 세수 결함이 8조원에 이를 전망이며 내년 예산도 적자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회담의 성패를 떠나 여야는 증세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