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달러'의 굴욕 아르헨티나··"장기투자 신중해야"
유가 상승 국면에 35%대까지 치솟은 주가지수..
경제성장 모멘텀 부족해 장기투자처로는 신중한 접근 필요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남미에서 두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작년 이후 35% 상승이라는 놀라운 주가 오름폭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장기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르헨티나의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은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아닌 유가상승으로 인한 기술적 반등에 가깝기 때문에 장기적인 상승 모멘텀을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4일 장재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르헨티나의 대표지수인 머벌지수(Merval125) 내에서 에너지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 56%에 달해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해당지수도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유가가 약세국면에 진입하며 30.1%까지 떨어진 아르헨티나의 지수가 최근 유가상승 흐름에 탄력을 받아 다른 경제지표와는 반대의 흐름을 보이며 기술적 반등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아르헨티나 지수와 유가와의 상관관계는 0.82로 높은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장 연구원은 유가상승 외에 다른 경제지표에서는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요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점도 장기적인 투자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아르헨티나의 경제성장률은 1.9%를 기록하며 최근 10년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미 6개국(브라질, 칠레, 멕시코 등)의 올해 3·4분기 실질 GDP 성장률 컨센서스 평균치는 3.8% 수준인 반면 아르헨티나는 2.7%에 머무르고 있다. 내년 1분기 성장률도 1.6%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경제불안을 보이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꼽혔다. 2011년 10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달러의 국외 유출을 막기위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했지만 올해 7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5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실패하면서 여러 부작용을 낳아 혼란만 가중됐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암거래 시장에서 환율은 달러당 10페소까지 치솟으면서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선수인 리오넬 메시의 등번호에 비유해 '메시 달러'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IMF가 창설 이래 처음으로 아르헨티나를 지난 2월 불신임국가로 지정하면서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IMF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표한 10%대의 물가상승률이 실제로는 25%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하고 통계치에 대한 왜곡 의혹을 제기해왔다.
장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환경이 회복 국면으로 바뀜에 따라 에너지와 소재 업종이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아르헨티나 지수가 단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지만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페소화 가치 하락, 오는 10월 예정돼 있는 총선 등은 장기적인 투자 심리를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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