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에 뇌물 황보건설, 460억 특혜수주 의혹

이미경 의원 "검찰수사 중인 황보건설, 국토부 공사수주 총 6건…10년간 시공능력 평가액 70배 초고속 성장"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현재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황보건설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대가로 국토교통부 관급공사를 460억원 규모로 수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미경 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갑)은 "현재 검찰수사 중인 황보건설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대가로 국토부 관급공사만 총 460억원 규모로 수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미경 의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황보건설은 공공부문 589억원, 민간부문 280억원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 중 공공부문 589억원의 80%에 달하는 총 460억원의 공사를 국토교통부와 그 산하기관으로부터 수주 받았다.

이 의원은 특히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냉정-부산 간 고속도로 확장공사'는 당초 입찰당시 원청업체인 동아건설이 67.92%로 매우 저가에 수주 받았는데도 국토부는 이를 하도급업체인 황보건설에 196%로 3배에 가깝게 하도급률을 인상해줘 과도한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특혜로 황보건설이 10년새 70배가량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황보건설 하도급공사 관련 제출서류'에 따르면 황보건설은 지난 1999년 토목공사 시공능력 평가액이 5억30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05년 130억원, 2007년 206억원, 2010년 35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의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발주한 '행정도시-정안IC 2공구 도로건설공사'에서도 황보건설이 공사를 계약하고 단 16일 만에 수주금액 52억8000만원의 절반에 가까운 26억2000만원이 설계변경을 통해 증액됐다고 전했다. 또 하도급업체의 경우 원청업체의 협력업체로 등록해 협력업체간 경쟁입찰을 통해 하도급공사를 수주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인데 행복청 발주공사에서 황보건설은 공사착공 하루 전인 2010년 3월9일 협력업체로 등록하자마자 곧바로 공사를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현재 구속 중인 황보연 전 황보건설 대표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금품을 건넨 대가로 국토부 익산청과 도로공사 등 국토부 산하기관 공사가 황보건설에 전례 없는 특혜를 제공해줘 슈퍼파워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판단된다"며 "국토부가 자체감사를 당장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