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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빌게이츠' 정년퇴임 후 전격 경영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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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애플의 고(故) 스티브 잡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자의든 타의든 회사를 떠났지만 회사가 위기에 처하자 이를 구하기 위해 돌아온 인물들이다.

'인도의 빌 게이츠'로 불리던 나라야나 무르티 인포시스 공동 창업자(66ㆍ사진)도 인포시스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 직함만 간직하다 최근 '명예'라는 앞 두 글자를 떼고 회장직에 복귀했다. 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 공동 창업자도 부회장으로 복귀해 대(對) 고객업무를 총괄하게 됐다. 또 다른 공동 창업자 S.D. 슈부발은 최고경영자(CEO) 역을 유지하게 된다.
이들은 인포시스의 부활을 위해 상징적인 의미에서 1루피(약 19.76원)의 급여만 받기로 결정했다.

무르티는 "인포시스로 돌아오게 될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만큼 전격적인 복귀라는 뜻이다. 2011년 취임한 금융계 출신 쿤다푸르 바만 카마스 전 회장 등 전임 경영진에 대해 '드림팀'이라며 전적인 신뢰를 보냈으니 더 그럴 수밖에 없다.

공동 창업자들이 경영일선에서 사라진 뒤 인포시스는 부진에 부진을 거듭했다. 올해 1ㆍ4분기 실적 발표 후 인포시스 주가는 하룻만에 21% 폭락하기도 했다. 이제 경쟁사이자 현지 업계 1위인 타타와 격차가 더 벌어져 따라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무르티의 복귀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일(현지시간) 인포시스 주가는 4.02% 반등했다. 그만큼 무르티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그는 2007년 퇴임 당시 "25년 동안 하루 24시간 혼신의 힘을 기울여 일궈온 인포시스에서 물러난다는 게 쉽진 않다"고 밝혔다. 인포시스에 대한 애정이 이처럼 깊은만큼 위기를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무르티는 언론자료에서 이번 결정이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며 "인포시스는 내가 낳은 아이나 다름없으니 사적인 계획을 미루고 책임있게 행동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그가 HSBC 사외이사직을 그만둔 것도 인포시스 복귀용 사전 정지 작업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무르티의 복귀가 환영 받고 있지만 경영 시스템이 문제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공동 창업자들 간의 회전문식 경영권 승계로 전문 경영인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무르티의 아들이 아버지 보좌역으로 임명된 게 관심을 끌고 있다. 인포시스가 2세 경영을 위한 첫 단계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무르티는 교사인 부모 밑에서 8자녀 가운데 다섯째로 태어났다. 그는 우타르프라데시주 칸푸르 소재 인도공과대학(IIT)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뭄바이 소재 '파트니 컴퓨터 시스템스'에 몸 담았다 6명의 동료와 함께 모은 종잣돈 250달러로 인포시스를 창업했다.

무르티가 CEO로 일궈낸 성과는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2006년 인포시스는 인도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무르티 가족의 재산은 15억5000만달러(약 1조7313억원)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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