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생산지 중 '화재경계지구'는 단 2곳 뿐?
전국 화재경계지구 108곳…77%는 '시장'
화재위험 높은 지역 지정은 극히 미진
서울 20곳, 전남·경남은 각 1곳…지역편차도 커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전국의 석유화학제품 생산공장 주변지역 중 '화재경계지구'로 지정된 곳이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창고 밀집지역과 위험물 저장 및 처리시설 밀집지역 등 역시 화재위험성이 높은 곳임에도 각각 1곳씩만 지정돼 있었다.
최근 소방방재청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덕흠 의원(새누리당, 충북 보은·옥천·영동군)에 제출한 '전국 화재경계지구 지정 현황'에 따르면, 전국 108곳 화재경계지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자치하는 건 '시장'(77.2%)으로 드러났다. 목조건물 밀집지역은 13곳, 기타지역과 공장·창고 밀집지역이 각각 10곳과 3곳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화재에 취약한 물질을 취급하는 위험물 저장 및 처리시설 주변과 석유화학제품 공장 일대가 화재경계지구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소방기본법'은 '시·도지사는 소방용수시설을 설치하고 유지·관리해야 하며,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높거나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구역을 화재경계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정이 무색할 정도로 화재에 따른 인명 및 재산피해 우려가 큰 지역이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화재경계지구 지정의 지역별 편차가 크다는 점도 문제다. 전체 108곳 중 서울의 경우 20곳이 지정된 반면 인천과 대구가 각각 9곳과 5곳으로 절반 수준을 밑돌고, 심지어 전남과 울산, 경남은 이름을 올린 곳이 단 1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화재경계지구 지정과 관련해 현행법이 좀 더 다양한 지역과 현상, 원인을 포괄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게 설계되지 못한 건 사실"이라며 "지구 지정이 시·도지사의 재량 하에 있는 점도 논의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을 비롯한 여야의원 11명은 지난 21일 화재경계지구 대상 명확화와 지정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소방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별 산업현장과 취약지구의 안전강화를 통해 화재로 인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에서다.
세부적으로는 ▲화재경계지구의 대상을 전통시장, 공장·창고 밀집지역, 목조건물 밀집지역, 위험물 저장 및 처리시설 밀집지역,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장지역,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8호에 따른 산업단지, 소방시설·소방용수시설 또는 소방출동로가 없는 지역으로 구체화 ▲기존 화재경계지구 지정 권고조항을 의무조항으로 전환 ▲화재경계지구 화재예방 및 경계를 위한 자료 관리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박 의원은 "최근 흥인동 가구거리, 검준산단 등에서 발생한 화재는 정부와 지자체가 해당지역을 화재경계지구로 지정해 관리했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향후 화재 취약지역에 대한 지정 의무화로 안전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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