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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중산층 육성, 금융 지혜부터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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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이호철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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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노예출신 이야기꾼 이솝의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한여름 내내 개미들이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할 때, 베짱이는 나무그늘에서 노래나 부르고 놀다가, 추운 겨울이 오자 먹을 것이 없어 개미에게 구걸한다는 내용이다. 초등학생시절, 근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우화를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부터 샐러리맨으로서 평생을 직장에서 개미처럼 열심히 일한다고 부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다양하게 변형된 현대판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예컨대 일본판에서는 베짱이가 겨울에 개미집의 대문을 두드리는데 아무 기척이 없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보니 개미는 죽어 있었다. 여름 내내 너무 일을 했기 때문에 과로사했던 것이다. 소련판은 베짱이가 문을 두드리니 개미가 문을 활짝 열며, "어서 오시오, 동무들. 우리는 프로레타리아 형제, 다 함께 먹읍시다"며 환대했다. 겨우내 함께 나눠 먹은 개미와 베짱이는 이듬해 봄에 함께 굶어 죽었다.

미국판에서는 베짱이가 문을 두드리니 개미가 안에서 소리쳤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모은 곡식인데 왜 너하고 나눠 먹니? 자기 밥벌이는 자기가 해야지. 어서 꺼져!" 집에 돌아온 베짱이는 자신의 서글픔을 노래로 불렀는데 마침 지나가던 음반 기획자가 그 노래를 듣고 음반을 내자고 했다. 이 노래가 크게 히트하자 베짱이는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면 부를 얻을 수 있을까? 인류는 '개미와 베짱이' 우화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고 있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나일, 황하강 유역과 더불어 고대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다. 특히 바빌론은 이 지역 문화와 교역의 중심지로, 바빌로니아인들은 최초로 돈과 어음을 사용하여 상업을 발전시켰다. 또 이들은 종이 대신 토판이라는 축축한 진흙에 글자를 새겨 넣어 수많은 기록물들을 남겨 놓았다. 1926년 미국의 조지 클레이슨은 토판에 남겨진 바빌론의 기록들을 바탕으로 '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라는 짧은 책을 펴냈다. 여기에는 바빌론 시대의 부에 대한 지혜들이 들어있는데 그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바빌론에서 수레를 만드는 장인인 반사르와 악기공인 코비는 기술도 있고 성심껏 열심히 일하는데 생활형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있었다.

이들은 어릴 적 친구이자 바빌론에서 가장 부자인 아키드를 찾아가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졸랐다. 그러자 아키드의 답변은 간단했다. "버는 것보다 덜 써라." 또 이것을 당장 꾸준히 실천하라는 것이다.

그가 일러준 부자되는 비결은 일곱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일단 시작하라. 둘째, 지출을 관리하라. 셋째, 돈을 굴려라. 넷째, 돈을 지켜라. 다섯째, 당신의 집을 가져라. 여섯째, 미래의 수입원을 찾아라. 일곱째, 돈 버는 능력을 키워라.

열심히 또 성실하게 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부자가 되기에는 충분치 않다. 여기에 '돈 버는 지혜' '돈을 지키는 지혜'가 덧붙여져야 한다. 결국, 지금 사회적 화두가 되는 '중산층을 육성하는 길'은 열심히 일하는 것 외에 돈을 굴리고 관리하는 금융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호철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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