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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한국 문화원을 세종문화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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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정치경제부장

백우진 정치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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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한류가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어와 한글에 부는 한류를 가늠할 지표 중 하나가 한국어능력시험(TOPIK)이다.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주관하는 토픽은 지난해 51개국에서 15만여명이 쳤다. 응시자 수가 2009년의 8만5000여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한국어ㆍ한글 한류는 다시 대중문화 한류에 상승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전망은 한국어를 담아 전하는 한글이 우수한 문자이고, 그래서 익히기 쉽고 재미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한국 드라마와 가요를 통해 한국어와 한글을 익힌 외국인은 한국 대중문화를 더 즐기고 퍼뜨리게 마련이다. 특히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문자임을 배우고 스스로 깨닫게 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한국어와 한글로 전해지는 한국의 드라마와 노래가 한 차원 높은 요소를 지닌 문화로 여겨질 수 있다. 나는 한글이 한류의 뿌리로 자리 잡으면서 한류의 열매가 더 알차고 풍성해지리라고 본다.
이를 고려할 때, 한류가 확산되고 질적인 도약을 이루도록 하려면 한글의 우수함을 더 널리 알리면서 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글을 배우도록 이끌고 도와야 한다. 한글이 알파벳을 능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라는 데에는 해외에서도 이견이 없다. 언어학자 스티븐 로저 피셔는 저서 '문자의 역사'에서 "한글은 다른 모든 문자로부터 독립적이며 완전하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한국어학자 노마 히데키(野間秀樹)는 저서 '한글의 탄생'을 통해 "소리로 성립된 말을 도대체 어떻게 문자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 정말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말로 한글에 대한 상찬을 대신했다.

논란거리는 한글을 누가 창제했는가 하는 대목이다. 피셔는 "한글 창제와 관련해 세종이 수행한 진정한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한다. 노마는 "세종이 한글 창제의 최고 지휘자였지만 이론 투쟁은 집현전 학자들이 맡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이기문은 '훈민정음 친제론(親制論)'에서 "(세종이 한글을 창제했다는 사실을) 우리가 의심하니 해외에서도 의심한다"며 안타까워한다. 친제론은 세종이 직접 한글을 창제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맞선 협찬론(協贊論)은 세종과 학자들이 함께 한글을 만들었다고 본다. 외국 학자들은 대부분 협찬론을 지지한다.
나는 친제론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칼럼을 통해 그 논거를 제시하기보다는 다른 측면에 관심을 환기하고자 한다. 바로 한글을 창조한 과정을 '스토리 텔링' 기법으로 다음과 같이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

'한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창제 시기와 원리가 명확히 기록된 문자다. 당시 역사와 관련 문헌에는 세종이 한글을 직접 만들었다고 명기됐다. 하지만 친제론을 믿기에는 한글이 너무 완벽한 문자이다 보니, 창제 이후 수십년 뒤부터 협찬론이 나왔다. 친제론이 맞든 협찬론이 맞든, 세종이 당대는 물론 인류 역사상 최고 수준의 언어학자였음은 분명하다. 세종이 어떤 임금이었는가 하면….'

새 정부가 세종이라는 인물을 통해 한글을 세계에 확산하는 첫걸음이 있다. 정부가 해외 20개국 24곳에서 운영하는 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er)의 이름을 '세종문화원(King Sejong Institute)'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독일이 해외문화원을 '괴테 인스티튜트'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중국이 '공자학원'을 해외문화원 명칭으로 내건 것처럼 말이다.

작은 부분이지만, 한국어능력시험 이름도 토픽 대신 좋은 우리말을 공모하고 선정해 붙이면 좋지 않을까 제안한다.



백우진 정치경제부장 cobal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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