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소주 가격 1000원은 어떻게 책정될까. 세계에서 둘째라면 서러워 할 만큼 주류 소비량이 많은 나라지만 우리가 마시는 소주 한 병에 얼마나 많은 세금이 포함돼 있는지, 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주 한 병을 1000원으로 가정하면 병당 부과되는 세금은 제조원가의 1.12배로 절반이 넘는 530원이다. 이 세금을 뺀 나머지 470원이 회사 매출로 기록된다. 세금은 주세 338원(470원×72%)와 교육세 101원(주세×30%), 부가세 91원(주세과세표준, 주세, 교육세 합계액의 10%)으로 나뉜다. 이 같은 주세와 교육세의 비율은 맥주와 양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무학 좋은데이의 경우 한 병의 출고가가 75원 인상됐으니 병당 세금도 40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예를 들면 전남 목포를 근거로 하고 있는 보해 제품으로부터 나오는 주세는 전라남도 지방세로, 부산에 본사와 공장을 둔 대선주조의 제품에 붙는 주세는 부산광역시의 지방세로 귀속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소주를 비롯해 모든 맥주와 양주 등 모든 주류에 부과되는 주세는 국세로 쓰인다. 오히려 담배 소비세가 지방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방 소주를 마시면 세금의 일정 부분이 본사가 있는 지역으로 들어간다고 잘 못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며 "서울에서 마시거나 지방에서 마시거나 상관없이 주세는 모두 국세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소주 도매 가격이 100원 정도 인상됐지만 일부 업소에서는 판매가격을 1000원 이상 올리고 있어 소비자들 불만의 화살이 출고가를 올린 제조사로 향하고 있다"며 "하지만 세금을 제외하면 실제 제조원가 인상분은 40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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