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 사퇴…"검찰개혁 후임자에게 맡긴다"

이명박 대통령, 사표 수리…채동욱 차장 직무대행 체제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한상대 검찰총장이 결국 물러났다. 비리검사·성추문 검사 사건으로 불붙은 검찰총장 책임론이 중수부장 감찰조사, 검찰총장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항명으로 이어지면서 극한으로 치닫던 '검란(檢亂)'은 한 총장의 사퇴로 일단락됐다.

한상대(53·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총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한 총장은 "저는 오늘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합니다"라며 "검찰 개혁을 포함한 모든 현안을 후임자에게 맡기고 표표히 여러분과 작별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한 총장은 최근 발생한 검사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한 총장은 "최근 검찰에서 부장검사 억대 뇌물사건이 발생하고 검사가 피의자를 상대로 성행위를 하는 등 차마 말씀드리기 조차 부끄러운 사건으로 국민에게 크나큰 충격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총장으로서 사죄를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의 잘못을 단죄해야 할 검사의 신분을 망각하고 오히려 그 직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데 대해 검찰 총수로서 어떠한 비난과 질책도 달게 받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 총장의 사표를 즉시 수리했다. 또 한 총장의 사퇴를 계기로 검찰이 철저한 반성 및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현실적으로 후임 임명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검찰은 당분한 채동욱 대검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한 총장의 사퇴 결심은 사퇴 발표 불과 몇 시간 전인 30일 새벽 이뤄졌다. 전날까지 한 총장은 30일 오후 2시 자신의 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를 제출하고, 검찰 개혁방안을 함께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한 총장이 사표를 제출하고 발표하는 검찰 개혁안이 무슨 효과가 있겠냐"며 추진력이 없어진 개혁안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