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유럽 자동차시장 위축으로 고전하는 프랑스 2위 자동차메이커 르노가 지난 1995년 이후 단종된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을 다시 부활시키기로 결정했다. 부진한 유럽 승용차시장을 탈피해 새로운 영역에서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르노는 영국 캐터햄 그룹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오는 2016년부터 알핀 브랜드 자동차를 다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르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알핀 브랜드의 부활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면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훌륭한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며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도 이같은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유럽 자동차시장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의 여파로 판매량이 최근 19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불황에 빠지면서 르노와 피아트, 푸조·시트로앵 등 유럽 자동차메이커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에 유럽 자동차업계는 독일 폭스바겐이 럭셔리브랜드 아우디를 통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본받아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적극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고급자동차 시장은 목표 소비자층의 특성상 경제위기의 여파를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유럽시장에서 르노의 판매량은 18% 감소했고 푸조·시트로앵과 피아트도 각각 13%와 17%씩 줄어들었지만 다임러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각각 2.4%, 1.8% 감소하는 데 그쳤다. 아우디는 4.8% 오히려 더 늘었다.
알파인은 지난 1955년 장 르델이 설립한 제조사로 르노의 엔진을 사용한 고급 스포츠카 시리즈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모델로 투르드프랑스 레이스 등에서 활약한 A110 베를리네트 등이 있으며 1973년 르노에 인수됐으나 1995년 A610을 내놓은 것을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사라졌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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