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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둔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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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 걸린 붉은 경제...'차이나 쓰나미' 공포

중국 경기 둔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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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지난 수십년 동안 빠른 성장세를 이어온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통합되면서 중국 경제에 작은 변화만 생겨도 세계 경제에 큰 영향력이 미치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 충격의 진원지가 어디든 충격파가 중국에 전달되면 중국은 그 충격파를 다른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전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국이 감기에 걸리면 세계 경제는 독감을 앓게 된다는 뜻이다.
중국 경제는 7~8%대 성장률로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국내총생산(GDP)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요즘 속도는 현저히 둔화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는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로서는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중국의 경제성장세 둔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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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호주ㆍ브라질ㆍ인도네시아ㆍ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자원 부국들은 그 동안 중국의 원자재 수요 덕에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중국 경제가 그 동안 빠른 성장함에 따라 원자재 시장은 유례 없는 '슈퍼사이클(20년 이상의 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을 누렸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원자재 시장은 찬바람을 맞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철강 수요는 연간 15~20% 증가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2~4% 느는 데 그쳤다. 철강 가격이 하락하면서 세계적인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브라질), 리오 틴토(호주)의 주가도 올해 4월 연고점 기준으로 40% 주저앉았다.

중국에 대한 철광석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호주는 중국의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 2일 호주중앙은행(RBA)은 통화정책회의 성명서에서 기준 금리를 기존 3.5%에서 3.2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3.25%라면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중국의 원자재 수요 감소로 호주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온 광산업이 크게 타격 받게 되자 경기부양에 나선 것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광산업체들의 신규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BHP빌리턴의 경우 구리ㆍ우라늄 광산에 투자하기로 한 200억달러(약 22조800억원) 규모의 투자 규모를 축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공업=도요타ㆍ닛산ㆍ혼다 같은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의 대(對)중국 판매는 지난해보다 30~50% 줄었다. 이는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면에는 중국의 GDP 성장률이 낮아져 중국 내 자동차 소비가 감소한 영향도 크다. 중일 영토분쟁으로 유럽과 한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혜택은 그리 크지 않을 듯하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해 중국의 승용차 시장이 13.9%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내년 성장 전망치를 7.8%로 하향 조정했다.

채굴ㆍ건설 장비의 수요도 크게 줄었다. 이들 중장비의 경우 지난해 중반 이후 수요가 계속 줄어 지난 7월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중국에 18개 공장을 두고 있다. 그러나 중국 내 수요가 줄어 생산 물량이 중국에서 모두 소화되지 못하고 중동ㆍ아프리카로 수출되고 있다. 이외에 화학제품에서부터 엔진ㆍ터빈 같은 기계 장비의 수요도 큰 폭으로 줄었다.

◆전자제품=중국 전자제품 시장의 수요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만의 정보기술(IT) 기기 유통업체 시넥스는 지난달 대본토 판매가 9% 줄었다고 발표했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거시 지표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이 제품 출시 예약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제품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중국 시장보다 세계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위축이다. 올해 2ㆍ4분기 중국 PC 시장의 성장세가 지지부진했던 한편 유럽ㆍ미국 시장은 큰 폭으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최근 전자업계에 반가운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대만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규모가 소폭 늘었다는 것이다. 대만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는 지난 8월 7.5% 줄었지만 지난달 11.9% 늘었다. 반도체 대부분은 중국의 수출기업으로 보내진 뒤 완제품 형태로 유럽ㆍ미국에 재수출된다.

◆명품=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는 명품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명품업체 버버리는 지난달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중국 내 매출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런 매출 둔화는 중국의 성장 둔화 탓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 상류층의 취향이 변한 탓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차이나 마켓 리서치의 슈안 레인 연구원은 "중국 명품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해도 중국의 상류층은 여전히 명품을 구입한다"면서 "최상류층이 버버리나 루이뷔통 같은 제품을 이제 명품으로 생각하지 않는 대신 보테, 베네타, 에르메스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버버리는 명품 수요가 다시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가 교체된 뒤 고위층에 대한 선물 같은 목적으로 명품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품 시장이 이렇게 반짝해도 성장둔화의 영향에서 자유롭진 못할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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