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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가드 쇼크', 한국증시 9조~11조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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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최소화 위해 내년부터 단계적 이행..당장은 심리적 악영향 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세계 최대의 인덱스펀드 운용사 뱅가드그룹이 6개 펀드의 벤치마크(추종 대상)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로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증시에서 거액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4일 국내외 시장 전문가들은 뱅가드그룹의 이번 벤치마크 변경으로 국내증시에서 9조~11조원의 자금 유출이 발생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대거 유출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6개월~1년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변경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당장은 심리적인 영향 외에는 특별한 영향력이 없다는 평가다.
뱅가드그룹은 2일(현지시간) MSCI 지수를 벤치마크하는 22개의 펀드 가운데 6개는 FTSE 지수, 16개는 시카고대학 CRSP(Center for Research in Security Prices) 지수로 벤치마크를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펀드의 수수료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MSCI 사용비용이 문제가 되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MSCI와 FTSE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에 대한 시장분류다. 한국은 MSCI에서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돼 있지만 FTSE에서는 지난 2009년 9월부터 선진시장으로 분류돼 있다. 이영준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규모가 671억달러인 뱅가드 이머징마켓 펀드에서 한국은 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MSCI에서 FTSE로 벤치마크가 변경되면 내년 1월부터 약 6개월간 약 9조원(83억4600만달러)이 단계적으로 유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가드그룹이 새로 추종할 FTSE 선진국 지수에 한국이 포함돼 있으나 이로 인한 유입규모는 47억4600만달러에 불과해 유출자금(130억9200만달러)을 감안하면 9조원 가량의 유출이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같은 영향은 단계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변경으로 인한 충격을 감안한 조치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MSCI 신흥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FTSE는 뱅가드그룹을 위해 이머징 이행지수(Emerging Transition Index)를 임시로 만들었다"며 "이 지수는 한국의 비중이 25주 동안 매주 4%씩 감소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단계적인 이행으로 주식시장에 일시적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지속적인 자금유출 발생으로 인한 심리적 악영향은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한국이 MSCI 선진시장으로 이전할 경우 발생할 충격의 분산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뱅가드그룹의 22개 펀드에서 2400억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MSCI의 주가는 지난 2일 27% 폭락했다. 이번 변경으로 MSCI의 위상하락은 불가피한 반면 FTSE는 세계 3위의 상장지수펀드(ETF) 지수공급자로 위상이 격상되게 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로 인해 한국정부는 MSCI가 요구하는 선진시장 편입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명분을 얻었다"며 "또한 MSCI는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분류하라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압력을 더욱 강하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MSCI와 FTSE의 지수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뱅가드그룹의 이번 조치로 국가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조치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은 자금유출이 발생하고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자금유입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자금이 유출되는 국가는 한국(83억4600만달러), 일본(17억500만달러), 중국(11억2200만달러) 등이고 유입되는 국가는 브라질(24억9300만달러), 인도(19억9000만달러), 남아공(18억6200만달러) 등으로 분석됐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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