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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朝三暮四), 누굴 원숭이로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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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朝三暮四), 누굴 원숭이로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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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월급은 좀 많겠다. 샐러리맨들은 다 함께 기뻐하자. 9월의 월급봉투는 좀 두툼해질 예정이다. 월급 500만원을 받는 4인 가족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액을 2만8470원 덜 내게 생겼다. 고작 2만8470원 가지고 그러느냐하면 안 된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떼어간 세금까지 다 돌려준다니까. 2만8470원 곱하기 9는… 한 20만 원정도 더 들어오는 셈이다. 꽤 두툼해지겠는걸. 날도 추워지는데 부모님께 내의 한 벌 사드려야지. 아참 대신 내년 3월, ‘13월의 월급’은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단다. 아뿔싸?
정부가 9월 10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2차 재정지원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요컨대 “내년 이후에 쓸 4조6000억을 당겨 쓰겠다”는 내용이다. 1차 재정대책(8조5000억원)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세금대책’을 포함하고 있어 국민들의 피부에 더 깊숙이 와 닿는다. 4조6000억 중 샐러리맨의 가처분소득은 1조5000억원을 차지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세수가 1조5000억원 감소한다고 ‘선심 쓰듯’ 말했다. 그동안 샐러리맨들은 이 1조5000억원을 정부에 꾸준히 선납했다가 연말정산 때 돌려받았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내 놓기 전 내수활성화를 위한 ‘창의적인 대책’을 내 놓겠다고 큰소리쳤다. 연초에 줄 도토리를 연말에 내어주며 ‘한 턱 크게 쏜 척하는’ 정부 탓에 국민들은 뿔났다. ‘기한이익’이라는 눈속임으로 대단한 혜택을 주는 듯 홍보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책은 권고사항이지 강제사항이 아니다. 때문에 약발을 받으려면 기업들의 합심이 필요하다. 법인이나 사업자가 개정된 간이세액표를 이달 월급부터 적용해야 한다. 그 시기가 10월로 넘어가면 이달 월급에는 변동이 없다. 이에 정부는 경제5단체와 손잡고 일단 대기업부터 최대한 협조토록 하고 관할 세무서를 통해 개별 원천징수자에게 안내문을 보내는 등 후속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조삼모사 취급당했다”며 단단히 삐쳐있는 월급쟁이들을 정부가 어떻게 설득시킬지는 미지수다. 사실 “내가 원숭이인줄 아냐”며 화내는 사람은 그나마 괜찮다. 그보다 심각한 건, 조삼모사든, 조사모삼이든 형편이 크게 달라지지 않기에 화도 내지 않는 ‘무딘’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거다.

그들은 “주머니에 돈이 아예 없는데 세금 깎는다고 자금이 돌겠냐”며 조소를 머금는다. 심장병 환자 가슴에 ‘긴급처방’이랍시고 빨간약 바르고 있는 모습은 이들에게 시시한 촌극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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