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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팬들이 안철수에게 거는 기대? "윌리엄 깁슨 작품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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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The future is already here. It's just unevenly distributed.)"

19일 안철수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윌리엄 깁슨의 말을 빌려 '미래'를 말했다. 국내에 낯선 SF작가 윌리엄 깁슨이 갑자기 화제에 오르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깁슨은 SF의 장르 중 하나인 사이버펑크를 탄생시킨 선구자 중 한 명으로 이미 세계적 작가 중 한 사람이다.
미국계 캐나다인으로 1948년생인 깁슨이 급부상한 계기는 1984년 데뷔작 '뉴로맨서(Neuromancer)'였다. 앞서 발표한 단편 소설 '버닝 크롬'의 설정을 확장한 이 작품은 근미래 디스토피아 사회에서 기술과 인간의 갈등을 그려 낸 사이버펑크 장르를 촉발시킨 소설로 평가받는다.'사이버스페이스'라는 단어 역시 '버닝 크롬'에 처음 등장했고 '뉴로맨서'에서의 묘사를 통해 자리잡은 것. 인간의 정신과 네트워크를 접속시키는 등 이제는 영화나 만화를 통해 익숙해진 설정들이 '뉴로맨서'에서 최초로 등장했다. '뉴로맨서'는 네뷸러 상과 휴고 상, 필립 K딕 상 등 주요 SF 문학상을 모두 차지했고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6500만부가 팔려나갔다.

깁슨은 80년대 '뉴로맨서'로 시작해 '카운트제로(Count Zero)', '모나리자 오버드라이브(Mona lisa overdrive)'로 이어지는 그의 대표적 시리즈 '스프롤 3부작'을 완결짓는다. 90년대에는 지진으로 파괴되어 슬럼가로 변한 샌프란시스코 베이 브릿지를 주요 설정으로 삼은 '브릿지 3부작'을 내놨다.

그러나 SF 저변이 약한 국내에서는 깁슨의 작품을 접하기조차 쉽지 않다. 국내에서 SF소설을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초판 2~3000부가 고작이다. 게다가 깁슨의 소설은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다. 국내에 번역된 작품은 황금가지가 낸 '뉴로맨서'와 사이언스북스가 내놓은 브릿지 3부작의 2번째 작품 '아이도루(Idoru) 단 두 권이다.
그만큼 안철수 후보의 출마 선언은 SF계의 '호재'다. 당장 19일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는 하루 평균 판매량이 1권도 안 되던 '뉴로맨서'가 20일 오전 9시까지 무려 100권이 팔려나갔다. '아이도루' 역시 20~30권이 팔렸다. 김준혁 황금가지 편집장은 "(뉴로맨서는)2005년 출간 이후 초판 3000부밖에 팔리지 않았던 책인데, 19일 출마선언 이후 바로 재인쇄에 들어갔다"며 "향후 마케팅 방향도 '안철수'에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깁슨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는 설명이다. 준비중이던 스프롤 3부작의 두번째 작품 '카운트 제로'의 출간 일정도 10월 첫주로 앞당겼다. 장기적으로는 '모나리자 오버드라이브'까지 출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 독자들이 트위터로 이같은 내용을 알리면서 작가인 깁슨 역시 국내 독자들의 메시지를 리트윗하고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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