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증가율 전년 3분의 1로 급락"…재정위기 직격탄에 기업 '울상'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부진이 국내 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들어 매출 증가율이 전년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2010~2011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던 국내 기업의 성적표가 올 들어 급락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9일 '유로존 위기에 발목 잡힌 국내외 기업 상반기 실적 부진 뚜렷' 보고서를 통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619개 비금융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 10개 기업 중에서 4개가 매출이 감소했고, 2개 정도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2012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증가율(중앙값 기준. 이하 재무비율은 모두 중앙값 사용)은 3.7%를 기록해 2011년 상반기의 10.3%에 비해 대폭 떨어졌다. 2011년 상반기 5.3%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2012년 상반기 4.3%로 하락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한득 연구위원은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이 파급되면서 2012년 들어 국내 기업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며 "세계경제 부진으로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매출증가율이 2011년 상반기에 비해 하락한 기업의 비중은 64.9%로, 상승한 기업의 비중 35.1%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았다. 2012년 상반기에 3개 기업 중에서 2개 정도가 2011년 상반기에 비해 성장성이 낮아진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하락한 기업의 비중은 60.7%로 상승한 기업의 비중 39.3%에 비해 훨씬 높았다.
10개 기업 중에서 4개가 매출이 감소했고, 2개 정도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이 감소한 기업의 비중은 2012년 40.4%에 달했다. 이는 2011년의 27.3%에 비해 13.1%p 증가한 것이다. 매출액증가율이 20%를 초과하는 기업의 비중은 26.0%에서 14.5%로 감소했다.
또한 상반기 실적 기준 영업이익률이 0% 이하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의 비중이 2011년 14.9%에서 2012년 17.6%로 늘었다.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기업의 비중은 26.0%에서 19.1%로 감소했다. 이 연구위원은 "10개 기업 중에서 2개에 가까운 기업이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고성과 기업의 비중이 줄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상장기업의 실적이 전체적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실적이 높았던 기업들의 실적 감소 폭이 더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상반기 실적 기준 상위 25%에 해당하는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2011년의 20.8%에 비해 8.9%p 낮은 11.9%로 하락했다. 매출증가율 하위 25% 실적은 -1.1%에서 -7.0%로 5.9%p 낮아졌다. 영업이익률도 상위 25%는 10.2%에서 8.3%로 1.9%p, 하위 25%는 1.9%에서 1.3%로 0.6%p 감소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세계경제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위축되면서 경기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부진이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앞으로 본격화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이 향후 상당기간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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