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16일(현지시간)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서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에게 대학의 범죄학자인 스트라토스 조르갈라스는 “‘다크 넘버’라고 부르는 신고되지 않은 범죄까지 합치면 공식 통계 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르갈라스에따르면 절도 피해자들은 경찰이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신고조차 하지 않는다.
절도 범죄 피해자인 마리아(37, 가명)의 경우에도 공식 통계 보다 실제 발생 빈도가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내가 강도를 당한 경험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자, 모든 사람이 그들의 가족이나 친구가 강도를 당했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몇 달 전에는 한 가정주부가 자신의 집 창고에서 강도와 마딱드렸다. 세 아이를 학교에서 데려 온 그는 강도에게 가진 것을 전부 주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경찰이 잡은 범인은 중동계 이민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스 경찰은 경제 위기가 시작된 이후 중동과 불가리아 출신 폭력조직이 대거 들어와 절도짓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의 파산하면서 그리스인들이 대거 예금을 인출해 집에 보관함에 따라 이를 노린 강력 범죄가 신고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 이후 720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이 인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이민자의 잦은 강력범죄가 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유로 드림'을 꿈꾸는 중동계 불법 이민자들이 터키와 국경을 마주하는 그리스로 대거 들어왔지만 그리스가 경제 위기에 직면하면서 배고픔과 절망에 빠져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강력 범죄가 늘면서 총기를 이용해 자신을 방어하는 그리스인들도 늘어났다. 그리스에선 사냥용과 스포츠용 총기 사용만 허용되지만 방어 목적의 총기 구매가 6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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