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강력히 반발, 공관 나오면 체포하겠다고 밝혀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가 미국에서 ‘정치적인 박해’를 받을 수 있어 그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 망명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어산지는 위키리스크를 통해 수천건에 달하는 미국의 기밀문서를 온라인에 공개한 바 있다.
그는 “(망명 허용은)나와 지지자들에게 중대한 승리”라며 에콰도르 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도 “상황이 보다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산지의 망명과 관련해 미국 사법부는 별도의 언급을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어산지에 대해 어떠한 범죄 혐의로 적용하지 않았으며, 송환요청을 한 바 없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미국이 어산지를 박해하려고 한다는 주장에 대해 거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영국 런던 경시청은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 밖으로 나오는 즉시 그를 체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어산지가 어떠한 경로를 이용해 에콰도르로 빠져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어산지의 에콰도르행과 관련해 파티노 에콰도르 장관은 어떠한 방법을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언급을 거부했다.
어산지가 그동안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한 사이에, 영국과 에콰도르 어산지의 망명을 두고서 외교적 설전을 벌여왔다. 지난 15일에는 영국 정부는 어산지 체포를 위해 에콰도르 대사관에 진입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웨덴 정부다 에콰도르의 망명 승인 결정에 반발했다. 특히 에콰도르가 '불공정 재판'을 들어 망명을 허락한 것은 잘못됐다고 항의하며, 스웨덴 주재 에콰도르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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