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땀 흘리고 나눠서 행복해요"..도심 주말농장
금천 '한내텃밭 호미걸이 축제'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딸이랑 도랑파고 씨뿌리는 것부터 같이 했죠"
21일 찾은 금천구의 '한내텃밭'은 어른과 아이가 한데 어울리는 놀이터였다. 김성현씨(44)의 가족이 일구는 2.5평 텃밭엔 '초록의 꿈'이라는 팻말이 붙었다. "집 가까운 거리에 농사를 지으니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김씨는 매일 아침 운동삼아 밭에 들러 물을 주고 출근한다.
올 3월 금천구청은 대한전선으로부터 구청 앞 공터를 위탁받아 주말농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부지는 이제 삼삼오오 가족들이 모여 내밥상에 오를 채소를 심고 가꾸는 생활의 터전이 됐다.
김씨는 한내텃밭을 분양받기 전 일요일마다 한시간씩 차를 타고 남양주 농장을 오갔다. "큰 아이 어릴 적에 교육삼아 시작했는데 아이가 워낙 좋아해서 이젠 생활이 됐다"고 했다. 김씨의 딸인 김세정(9)양은 "아빠랑 함께 심은 게 마트에서 사온 것보다 훨씬 맛있다"며 방금 딴 방울토마토를 자랑했다.
금천구청이 주관한 한내텃밭 분양경쟁률은 자그마치 6대1을 기록했다.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경찰 입회하에 공개추첨방식으로 텃밭주인을 선정했다. 단, 학교와 어린이집, 노인정, 다문화가정에는 특별분양을 실시해 우선권을 줬다. 이용기간은 1년으로 김장김치 파종이 끝나는 올해말 새로운 신청자를 받는다.
이날 오후3시부터 밤까지 열린 '한내텃밭 호미걸이 축제'에는 친환경농작물을 직거래하는 '도시농부장터'와 아이들이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부스'가 마련됐다.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와 환경정의가 주최하고 금천구청이 후원하는 행사다.
"첫눈 올때까지 손톱에 봉숭아물이 남아있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대요" 체험부스에서 만난 김온화양(9)은 손톱에 다홍빛 봉숭아물을 들였다. 금천학부모모임에서 엄마 어린시절 추억을 아이들에게도 전해주자며 이 코너를 마련한 것이다. 올해 텃밭 당첨이 안돼 아쉽다는 김양의 할머니 김희자(30)씨는 집마당에 오이와 고추를 키운다며 "동네에 주민들을 위한 텃밭이 생겨 기쁘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 프로그램에는 아이들을 위한 빛그림공연, 풍물패와 함께하는 대동놀이, 이언 체니의 '트럭농장' 영화감상 시간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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