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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변국 정찰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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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변국 정찰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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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도입을 주장하는 보고서를 낸 데 이어 정치권이 같은 목소리로 합류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 등이 제3국으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일본은 그동안 헌법의 전쟁 포기 조항 등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해왔다. 주변국의 반발을 고려해 주저해 왔던 태도를 수정하려는 것으로 일본의 우경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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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직속 위원회가 행사를 촉구한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에 대한 제3국의 침략을 자국에 대한 침략으로 해석하고 여기에 맞설 수 있는 권리를 가리킨다. 다른 나라의 침략에 맞서서 자국을 지키는 권리인 '자위권' 개념을 확장한 것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배로 미군정의 지배를 받다 벗어난 후 ‘합법적인 무장력을 갖춘 보통 국가’를 희망해 왔다.

집단적 자위권 개념은 1945년 10월에 발효된 유엔 헌장 51조('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라는 고유 권리')에 등장했다. 형법상 정당방위권처럼 국제법상 허용되는 권리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은 사정이 다르다. 전후에 만들어진 헌법 9조에 '전쟁 포기, 군대 보유 금지, 교전권 부인' 등이 명시됐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집단적 자위권 개념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1990년대 들어서였다. 배경에는 '제3국에 대한 미군과 자위대의 전투 협력'을 원하는 미국이 있었다. 미 의회조사국은 2010년 5월 '미국이 기초한 일본 헌법은 집단적 자위 참가를 금지한다는 해석 때문에 미·일 간의 더 긴밀한 안보 협력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보고서까지 내놓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미·일동맹의 재정의를 통해 자위대의 활동 영역이 확대되는 것을 계기로 군사력의 장거리 투사능력 확대를 모색했다. 이를 위해 2000년 12월 확정된 ‘신(新)중기방위력정비계획(2001년~2005년)’에서 공중급유기, 대형수송함·호위함, 신형 수송기 등의 도입을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각료회의에서 잠수함 전투기 등 첨단무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방위정책을 확정하기도 했다. 자위대의 기동성을 높이고 해상감시와 미사일방어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 동해와 동중국해에 이지스함을 배치했으나 서해에는 배치하지 않았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토로 날아올 경우 요격한다는 계획에 따라 서해 배치를 보류한 것이지만 탄도미사일 발사당시 관련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방위성 내 검증팀이 꾸려져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마련했다. 검증보고서는 일본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독자적인 정보 탐지를 위해 미군의 조기경계위성에 의한 발사정보와 함께 ‘미군의 이지스함과 공조하면서 발사지역의 주변해역에 이지스함의 배치도 검토한다’고 명기했다.

이는 미사일 발사 정보탐지를 명목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의 해양진출에 맞서 자위대의 활동반경을 키우겠다는 군사적 목적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신의 방패로 불리는 이지스함이 서해에 배치되면 서해상에서 한·미·일과 중·러 간 상호 견제가 더욱 심화되는 등 군사 긴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방위성은 미국의 무인항공기 2대 구입해 육상자위대에 배치할 예정이다. 명분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같은 '유사시'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구입을 추진 중인 무인기는 미국 보잉사와 자회사가 만든 '스캔이글(Scan Eagle)'기다. 스캔이글기는 미 해병대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사용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일본의 로봇 기술과 무선조종장치 기술을 활용해 무인기를 독자 개발할 예정이다. 앞서 방위성은 2004~2010년 약 100억엔(약 1,350억원)을 투입해 다용도 소형 제트 무인기 개발에 나서 4기를 시험 제작했으나, 2기가 비행 중 엔진 고장으로 추락하는 등 실용화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산에는 무인기 개발을 위한 조사 비용만 책정되는 등 사실상 개발 작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일 정부는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 미군 무인 정찰기인 글로벌 호크는 원전 상공에서 고성능 카메라로 원전내부를 촬영해 방사능 누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직접적 도움을 제공했다. 일 방위성은 일단 재해 현장에 파견할 목적으로 무인정찰기를 개발하고, 기술수준이 오르면 군사적으로 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군사시설 등을 감시하는 안보 정찰위성도 강화된다. 일본은 2009년 지상 60cm 크기까지 식별할 수 있는 정찰위성 ‘광학 3호기’를 발사했다. 광학 3호기 발사에만 600억 엔 정도 투입됐다.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로 전용될 수 있는 로켓 기술에서 일본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어 2011년 12월 12일에는 정찰위성 레이더3호기를 실은 H2A로켓 20호기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이 위성은 지상에 있는 1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현재 일본은 고성능 망원렌즈(해상도 60㎝급)를 탑재한 광학위성과 야간에도 지상 상황 파악을 위한 레이더 위성이 한 쌍을 이루어 운용 중에 있다.

위성 카메라가 땅 위 물체를 얼마나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척도. 해상도 1m는 가로·세로 1m의 물체가 위성사진에서 한 픽셀(pixel)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본격적인 정찰·첩보위성으로 여기는 서브미터(sub-meter)급은 가로·세로 1m보다 작은 물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뜻. 미국의 군사위성인 키홀(Key Hole)은 0.15m의 초정밀 해상도를 자랑한다. 향후 일본이 레이더4호기, 광학5호기(해상도 40com 미만급) 등이 예정대로 발사되면, 지상의 특정 지점을 하루에 1회 이상 촬영할 수 있는 완전한 시스템을 갖게 된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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