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중국 위안화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영원히 오를 것만 같았던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지난 2·4분기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최근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지난 2분기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2005년 중국이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포기한 후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7%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 가운데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위안화 장기 상승 추세가 멈칫한 것이다.

포브스는 중국의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HSBC 은행이 다달이 발표하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최근 8개월 연속 기준점 50을 밑돌고 있다. 제조업 경기 위축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상품 재고가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중국 제조업 경기둔화를 보여주는 일례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경제성장에 역점을 두겠다"고 거듭 밝히는 것도 경기둔화를 방증하는 발언이다. 원 총리의 발언 덕에 최근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2008년 4조위안(약 175조원) 규모의 부양책처럼 대규모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중국의 경기부양 규모가 이전 수준에 이르지 못하리라는 예상도 위안화에 부담이 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으로 유입되는 자금 흐름에서는 지난해 후반부터 변화가 이미 감지됐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1998년 이후 처음 감소한 것이다. 중국으로 유입되던 핫머니가 빠진 탓이다. 올해 1분기 중국으로 748억달러(약 84조9354억원)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다시 추세가 반전되는가 싶더니 2분기 들어 4월에 자금이 유출되고 5월에는 자금 유입이 이뤄졌다. 원 총리 발언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는 한편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낳아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유로화를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달러 강세의 한 요인이다. 시장관계자들은 중국이 외환보유고의 25% 정도를 유로로 보유해 유로 가치 하락에 따라 크게 타격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유로 비중을 줄이고 달러를 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4월부터 미 국채를 순매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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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구축됐던 대규모 달러 매도 포지션에서 숏커버링이 발생한 것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긴 또 다른 요인이다. 지난 수년 사이 거의 모든 시장관계자가 달러 매도와 위안화 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하지만 달러가 반등하자 투자자들은 달러 매도 포지션을 매수로 청산하는 숏커버링에 나서야 했다. 이것이 위안화 약세의 한 요인이 된 것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달러에 대한 약세 포지션이 최대 2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석세스 선물외환거래의 스텔라 리 사장은 "중국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으면 4분기에나 위안화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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