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통계청이 어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라고 발표했다. 32개월 만에 최저치요, 지난 3월부터 넉 달째 2%대다. 상반기 평균으론 2.7%로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낮춰 잡은 목표(3.2%→2.8%)에 못 미친다. 연간 물가관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대단한 일 같지만, 속내를 보면 좋아만 할 일은 아니다.


정부가 작성하는 물가통계에는 여러 함정이 있다. 먼저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한 상승률이 낮게 계산될 뿐 이미 절대적인 물가 수준 자체가 높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4%로 높았던 탓에 상대적으로 올해 상승률이 낮게 보인다(기저효과). 2010년 물가를 기준으로 따지면 6.1% 올랐다.

게다가 의식주 관련 생활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달 농축수산물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5.8%로 평균 물가상승률의 2.6배다. 특히 신선 채소와 과일은 가뭄의 영향으로 각각 19.8%, 11% 뛰었다. 교통비와 의류비, 연료비도 4.2~5.6%씩 올랐다. 올해 본격화된 무상 보육과 급식, 대학등록금 지원 등 '무상정책 3총사'의 지수물가 하락효과 또한 0.5%포인트다. 하지만 이들 정책에 따른 가계 부담 완화는 어린이ㆍ중고생ㆍ대학생 자녀를 둔 가정만 제한적으로 느낄 수 있다.


물가통계의 함정은 정부 발표 지수물가와 체감물가와의 괴리를 더욱 크게 만든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기에 앞서 실시한 조사에서 32.5%가 물가안정을 하반기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으로 입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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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판에 당국이 지난해부터 행정력을 동원해 물가를 내리누른 것에 대한 반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형 마트들이 할인해 팔던 생필품 가격을 이달 들어 환원했다. 식품업체 등 제조업체들도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며 제품 가격을 인상할 움직임이다.


정부는 2%대 지표물가에 취해 책무를 소홀히 하지 말고 생활물가 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원자재 가격 안정, 소비 부진에 따른 할인행사 등 여파로 지수물가가 낮아진 데 만족해선 곤란하다. 이란 제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 엘니뇨ㆍ가뭄 등 기상이변에 따른 국제 곡물가격 불안, 전력소비 성수기 전기요금 인상 추진 등 물가를 자극할 요인은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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