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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다음 대통령은 누구를 벤치마킹할까

최종수정 2020.02.11 14:06 기사입력 2012.07.0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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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다음 대통령은 누구를 벤치마킹할까
다른 조직의 핵심 특징들을 파악 및 검토해, 그로부터 배운 것을 자기 조직의 운영에 적용하고 실행하는 방법. 벤치마킹의 정의다. 구두 맞춤틀을 일컫는 벤치(Bench)에서 유래한 벤치마킹은 기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경영도구 중 하나다. 하지만 사실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돈 들이고 시간 들여서 벤치마킹했지만 별로 효과 못 봤다는 기업이 많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제대로 하지 않아서다.

벤치마킹을 제대로 하려면 3가지 원칙을 알아야 한다. 첫째,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 우리 기업은 무엇이 문제인지, 그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한 기업이 어디인지를 찾는 것이 순서다. 잘 나간다고 해서, 성공했다고 해서 무작정 그 기업을 벤치마킹하니 순서부터 틀린 것이다. 한동안 우리 기업들의 일본 도요타 공장 견학이 대유행했다. 전문 여행사가 따로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래서 도요타의 혁신기법이 우리 기업에 많이 도입되었을까. 모두들 도요타만큼 효과를 보았을까. 벤치마킹을 목적이 아닌 유행으로 따라하다 보니 지금은 아무도 도요타에 가지 않는다.
둘째, 겉핥기식 벤치마킹이 아니라 본질을 봐야 한다. 성공 기업의 이면에는 성공을 뒷받침하는 기업문화와 조직적 토대가 있었다. 이런 부분은 간과하고 겉으로 드러난 시스템과 제도만 따라 한들 효과가 있을 리 만무하다. GE에서 성공한 6시그마의 본질은 100만개 중 3.4개 수준으로 불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점을 고민하는 학습문화에 있다.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전사적 자원관리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통합이 필수적임에도 부서 간 장벽이 견고한 상태에서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애꿎은 시스템 탓만 한다.

셋째, 우리 기업만의 강점을 덧붙여야 한다. 성공한 기업을 그대로 따라해 봤자 그 기업만큼 되는 것이 최선이다. 오히려 앞에서 언급한 문화, 조직의 본질 문제로 인해 그만큼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벤치마킹한 것에 우리 것을 더해야 한다. 저가 브랜드 화장품 시장을 처음으로 연 미샤를 벤치마킹했지만 본인들의 강점을 더해 미샤를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한 더페이스샵의 경우가 그랬다. 적자투성이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금융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성공한 현대카드도 마찬가지다.

벤치마킹의 달인이라는 제록스의 성공에는 위 3가지 원칙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한때 점유율 80%를 자랑하던 복사기 절대강자 제록스는 소형복사기를 내세운 경쟁자에 시장을 내주자 본격적인 벤치마킹에 돌입했다. 먼저 자신들의 문제점 70개를 찾아내고, 각 문제점별로 다양한 벤치마킹 대상을 찾았다. 그리고 단순 제도나 시스템의 도입에 그치지 않고 이면에 있는 문화와 분위기 조성에도 힘을 썼다. 거기에 자신들의 강점인 기술력과 상품기획력을 덧붙여 벤치마킹 4년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되찾는다.
그런데, 벤치마킹은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어릴 적 닮고 싶은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벤치마킹의 일종이다. 대선이 다가오니 여러 후보들이 나오고 사람들은 그들이 누구를 닮고 싶어하는지 궁금해 한다. 이를 통해 그 사람의 미래 모습을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터뷰마다 등장하는 단골 질문이 '존경하는 사람 또는 닮고 싶은 사람'이다. 다음 대통령은 누구를 벤치마킹한 후보가 될까? 사실 누구라도 좋다. 누구든 본받을만한 구석이 있을 것이다. 다만, 벤치마킹의 3원칙. 무작정 따라 하지 말 것, 본질을 들여다볼 것, 자신의 강점을 더할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대통령이 또 누군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조미나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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