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을 제대로 하려면 3가지 원칙을 알아야 한다. 첫째,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 우리 기업은 무엇이 문제인지, 그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한 기업이 어디인지를 찾는 것이 순서다. 잘 나간다고 해서, 성공했다고 해서 무작정 그 기업을 벤치마킹하니 순서부터 틀린 것이다. 한동안 우리 기업들의 일본 도요타 공장 견학이 대유행했다. 전문 여행사가 따로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래서 도요타의 혁신기법이 우리 기업에 많이 도입되었을까. 모두들 도요타만큼 효과를 보았을까. 벤치마킹을 목적이 아닌 유행으로 따라하다 보니 지금은 아무도 도요타에 가지 않는다.
셋째, 우리 기업만의 강점을 덧붙여야 한다. 성공한 기업을 그대로 따라해 봤자 그 기업만큼 되는 것이 최선이다. 오히려 앞에서 언급한 문화, 조직의 본질 문제로 인해 그만큼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벤치마킹한 것에 우리 것을 더해야 한다. 저가 브랜드 화장품 시장을 처음으로 연 미샤를 벤치마킹했지만 본인들의 강점을 더해 미샤를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한 더페이스샵의 경우가 그랬다. 적자투성이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금융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성공한 현대카드도 마찬가지다.
벤치마킹의 달인이라는 제록스의 성공에는 위 3가지 원칙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한때 점유율 80%를 자랑하던 복사기 절대강자 제록스는 소형복사기를 내세운 경쟁자에 시장을 내주자 본격적인 벤치마킹에 돌입했다. 먼저 자신들의 문제점 70개를 찾아내고, 각 문제점별로 다양한 벤치마킹 대상을 찾았다. 그리고 단순 제도나 시스템의 도입에 그치지 않고 이면에 있는 문화와 분위기 조성에도 힘을 썼다. 거기에 자신들의 강점인 기술력과 상품기획력을 덧붙여 벤치마킹 4년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되찾는다.
조미나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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