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 취임 "외부 경영간섭 단호히 대처"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농협금융을 운영하는데 있어 외부로부터의 부당한 경영간섭이 있으면 단호하게 대처하겠습니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7일 농협금융 제2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신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 본사에 열린 취임식에서 이 같이 밝히고 "제심합력(齊心合力)으로 경쟁력을 배가해 협동조합 수익센터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신 회장은 신충식 초대 회장이 3개월여 만에 물러난 후 지난 21일 2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외부 인사로는 첫 번째이다.

그는 농협금융 조직을 동물 중 '곰'에 비유했다.
신 회장은 "일부에서는 농협금융 조직을 '덩치만 큰 곰'이라고 부르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개혁을 통해 '덩치도 크고 날렵하기까지 한 곰'으로 변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변화와 혁신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100년간 미국 1등 기업을 유지해 온 제너럴 모터스도 변화대응에 실패해 순식간에 몰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신 회장은 앞으로의 농협 발전 과제를 추진하는데 있어 "본인의 약속"이라며 ▲외부 경영간섭 배척 ▲직원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보장 ▲임원 등 주요보직에 내부인재 발탁 ▲계열사 자율경영 보장 및 공과에 대한 평가 강화 등 4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마지막으로 "농협금융은 수많은 도전을 극복한 저력이 있다"면서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농협금융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는 희망찬 길을 함께 걸어 나가자"고 말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

就 任 辭

NH農協金融持株
會長 辛 東 奎

친애하는 농협금융 임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지난 51년간 국민, 농업인과 함께 동고동락 해 온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가진 농협금융지주회사의 회장이라는 영광스러운 소임을 부여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제가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선 이 자리를 빌어 농협금융에 항상 변함없는 신뢰와 성원을 보내 주시는 농업인과 고객 여러분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바쁘신 일정에도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중앙회 임원 여러분, 출범 후 어려운 시기에 농협금융을 훌륭히 이끌어 주신 신충식 행장님과 각 계열사 대표 여러분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농협금융 가족 여러분!

지금 농협금융은 역사적 전환점에 직면해 있습니다. 선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느냐 후퇴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커다란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농협금융의 대내외 여건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가 우리 경제ㆍ금융환경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폭발성이 높은 가계부채 문제,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PF 부실채권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기관에서 금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국면입니다.

농협금융 내부적으로도 대내외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농업인을 차질없이 지원할 수 있는 경영목표의 달성, 정부의 자본금 현물출자 지원 마무리, IT시스템 분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농협금융은 이처럼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농협조직의 일원으로서의 막중한 사명'과 '금융기업으로서의 생존'이라는 미션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농협금융 가족 여러분!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우리가 가야할 길은 분명합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제심합력(齊心合力)으로 경쟁력을 배가하여 협동조합 수익센터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드립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여러분과 함께 그 길을 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농협금융 가족 여러분!

지난 19일 회장에 내정된 이후, 농협금융을 위한 저의 역할과 농협금융 운영방향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그 결과 농협금융을 튼튼하고(strong), 단단하고(solid), 돈 잘벌고(profitable), 신명나는(cheerful)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과 제가 힘을 모아 추진할 과제들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어떠한 위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선 '기본에 충실하자'는 금융회사의 근본 경영원칙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모든 사고는 기본을 벗어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어려울수록 정도경영의 원칙을 견지하여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리스크관리 체계도 선진화 해야 합니다. 서브프라임, PF대출 부실 등을 통해 경험했듯이 부실증가, 금리변동성, 규제변화, 대내외 평판 등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그룹 전체가 어려움에 처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단기 업적 중심의 무리한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과 장기 영업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내실 중심의 경영기조를 견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본 충실도를 제고하여 외부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또한, 농협금융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야 합니다. '순수 민족자본 금융기관', '가장 친근한 금융기관' 이라는 좋은 브랜드 이미지는 더욱 고양해 나가고 금융회사로서 전문적인 이미지가 부족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둘째, '지속적인 체질 개선과 보유 역량 극대화를 통해 견고한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야 합니다.

100년간 미국 1등 기업을 유지해 온 General Motors도 변화대응에 실패하여 순식간에 몰락했듯이 변화와 혁신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중앙회부터 이어 온 상호협력하는 강한 조직문화에 금융기업으로서의 특성을 가미한 농협금융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정립하여 일상업무에 내재화 시켜야 할 것입니다. 각종 제도, 업무 프로세스 등도 영업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입장을 반영하여 비효율적인 부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생산성ㆍ효율성을 높이는 개혁을 통해 일부에서 '덩치만 큰 곰'이라고 부르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해 '덩치도 크고 날렵하기까지 한 곰'으로 변모해 나가야 합니다.

농협금융이 보유한 인적, 물적 인프라 활용도 극대화해야 합니다. 농협금융은 1,900만명이라는 고객 기반과 1,200여개의 영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 서비스, 상품개발 등 종합적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계열사간 고객ㆍ점포망 공유를 통해 시장 선도자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금융그룹과 차별화된 중앙회 유통사업 등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셋째, '시장과 고객 니즈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여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농협금융은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 이익창출을 통해 농업인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소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미래 지속성장 기반을 확보해야 합니다. 사업 다각화는 고객들에게 금융서비스의 질과 폭을 넓혀 주는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업종별 특성과 역량에 맞는 성장전략을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기회가 온다면 인수합병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룹의 맏형 격인 은행은 공공ㆍ소매금융 분야의 경쟁력 우위를 공고히 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ㆍ국제금융 역량 제고와 대도시 지역 시장점유율도 적극 확대해야 합니다. 해외시장 진출도 신속히 추진하고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인재양성에도 힘써야 할 것입니다.

보험부문은 민영보험사와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하고, 증권은 리테일 부문 보강과 IB역량 강화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금융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자산운용, 캐피탈, 선물 등 계열사도 각각의 부문에서 시장지배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IT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금융과 통신이 융합되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스마트금융' 등 첨단 금융기법을 활용해
고객 및 수익기반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금융지주 체제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종합농협 체제에서 할 수 없었던 시너지 사업 활성화를 통해 추가적인 이익을 확보해야 합니다.

다만, 이익을 창출해 나가는 과정에서 경제적 약자 및 금융 소외자에 대하여 많은 배려와 지원활동을 전개하여 농협금융이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최고의 국민기업'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모든 직원이 공통된 목표를 향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활기차고 신명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선, 우수한 인재를 발굴ㆍ육성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열린 인사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본주의 4.0'에서 말하는 '다같이 행복한 성장'이란 가치에 부합하게, 모든 직원의 역량을 조직의 발전에 결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성과를 내는 유능한 직원은 그에 상응한 평가와 보상을 받고, 그렇지 못한 직원은 적절한 연수ㆍ교육 등을 통해 역량을 제고시켜 조직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또한, 화합과 소통을 바탕으로 일 잘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개인의 이익, 특정 부서나 집단의 이익보다는 협력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소 경직되고 관료적으로 인식되어 온 폐쇄적인 조직문화에서 탈피하여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소통이 넘쳐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농협금융 가족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능력과 열정이라면 농협금융에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리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지주사, 계열사의 직급별 대표직원으로 구성된 TF를 조속히 구성하여 농협금융의 비전 달성을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또한, 제가 이러한 과제를 추진하는 데 있어 약속드릴 사항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농협금융을 운영하는데 있어 외부로부터의 부당한 경영간섭이 있으면, 이에 대하여 단호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둘째, 직원 여러분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에 있어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지주사와 계열사 임원 등 주요 보직에는 역량있고 유능한 내부인재를 발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인사관행을
정착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관련법규ㆍ정관ㆍ경영협약 등에 따라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경영성과에 대한 공과를 분명히 하겠습니다.

지주사는 계열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지도와 지원에 충실할 것입니다.

여러분, 저는 농협과 농협금융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제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 부을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저의 충심을 믿고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농협금융 가족 여러분!

두려운 눈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것 만큼 불안한 일은 없다고 합니다. 비록 우리에게 닥친 도전을 헤쳐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더라도 항상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소신 있게 일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반드시 해낼 것입니다. 농협금융은 수많은 도전을 극복한 저력이 있습니다. 위기마저도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있습니다. 그런 지혜와 저력으로 오늘 우리에게 직면한 도전을 극복해 나갑시다.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농협금융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는 희망찬 길을 함께 걸어 나갑시다.

예년보다 덥고 건조한 날씨가 오래 지속되고 있어 농업인의 시름이 깊어 가고 있습니다. 바쁘시더라도 농업인의 어려움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농협금융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절기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라며, 여러분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