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책상머리에서는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현장에서 고민해야 적절한 대책이 나오게 마련이다."
최초 입주를 앞두고 있는 강남 보금자리지구에 근무하는 '여성 3인방' 중 맡언니 격인 디자인 총괄 오주희 부장(48)이 얘기를 꺼냈다. 오 부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는 건설현장에 처음 배치받은 여성 부장이다. 현장에서 디자인을 총괄한다는 점에서도 남다르다. 그동안 LH의 도시 디자인은 본사에서 담당해 왔다. 현장감을 살린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LH의 고민을 오 부장이 풀어가고 있는 셈이다.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건설현장에서 꼼꼼함과 세련미를 곁들인 여성의 활약이 돋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 부장이 소프트한 부분을 진두지휘하는 현장 엔지니어라면 막내인 김성연 차장(40)은 녹지 조경공사 감독을 맡는 엔지니어다. 김 차장은 입주 80여일을 앞두고 주말을 잊은 채 현장을 누비며 강남지구 전체의 조경공사를 관리감독 중이다. "그린벨트 훼손지구 복구지역까지 합치면 강남지구 전체 공사의 27%나 된다"며 너스레를 떠는 김 차장은 조경분야의 '야전사령관'이다. 사업 초기 기존 마을에서 공원녹지로 조성될 땅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겠다고 했을 땐 흙바닥에 누워 온몸으로 맞설 정도였다고 한다. 그만큼 자신의 분야에 자신감과 의지력을 가진 억척녀다.
또 다른 주인공은 민원인과 일상적으로 접촉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유경희 차장(42). 유 차장은 LH의 보상과 판매 분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완판'행진을 기록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첫 보금자리지구여서 민원이 많았던 탓에 베테랑인 유 차장이 현장에 배치됐다. 부드러움과 전문지식을 겸비한 유 차장은 민원을 해결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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